‘400㎞ 비행’ 정보만 공개
성공 여부 끝내 안 밝혀
북한이 6번째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이 400km를 비행한 22일 국방부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하루 종일 흘렀다. 당국자들은 신중하고 절제된 대응만을 보였고, 성공ㆍ실패 여부도 단정하지 않았다. 무수단 발사 때마다 비교적 신속하게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내놓던 것과는 달랐다. 북한의 잇단 무수단 발사를 ‘무리한 행동’으로만 평가하다 허를 찔린 모습이었다.
이날 5번째 무수단 미사일 발사때만 해도 군 당국의 움직임은 신속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새벽 5시58분께 북한이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발사가 이뤄진 지 20여분만에 ‘발사 실패’라고 공식 판단을 내린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도 "최소 사거리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며 실패를 강조했다.
두 시간 뒤 6번째 발사가 이뤄지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군 당국은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는 설명만 반복했다. 오후 들어 무수단이 400km 정도를 비행했다는 정보는 공개 했지만 종일토록 ‘발사 성공’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군 당국은 지난 4월15일 북한의 첫 발사 이후 매번 발사 전후의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했지만, 이날은 이런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한미의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며 “설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앞서 북한의 무수단 발사 시도가 모두 실패하며 우리 군이 방심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까지 군 내부에서는 북한의 무수단 발사 시도를 진지하게 분석하기 보다는 실패한 미사일을 한 달도 안돼 다시 발사하는 북한의 무모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 많았다. 기술적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지 않고 무리하게 발사를 계속하는 것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 때문이라는 식의 안이한 분석이었다. 무수단 발사에 실패하고 있지만,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쯤 성공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 역시 적었다. 이날 우리 군이 침묵에 빠진 이유였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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