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만큼 사재 출연하는
사상 첫 ‘매칭 펀드’ 모금
심각한 선거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기상천외한 ‘매칭 펀드’방식의 자체 모금에 나섰다. 지지자들이 낸 기부금만큼 사재를 출연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21일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앞으로 48시간 동안 200만 달러(23억원)가 모이기를 바란다”며 “트럼프가 내놓은 첫 기부 요청인 만큼 적극적으로 응해 달라”고 밝혔다. 또 당내 경선을 사실상 자체 자금으로 충당한 게 큰 호응을 얻었던 것을 겨냥, 지지자들이 보내준 것과 똑 같은 액수의 돈을 트럼프가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 후보자가 ‘매칭 펀드’ 방식으로 선거자금 모금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재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방식의 모금에 나선 것에 주목하면서도, 트럼프 진영의 자금부족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걸 보여주는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연방 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이달 1일 현재 트럼프 진영의 가용 자금은 130만달러(약 15억원)에 그친 반면, 클린턴 캠프의 규모는 30배 이상 많은 4,200만 달러(약 484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진영은 지난달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는 대선 광고를 내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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