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대 회계사회장에 최중경 전 장관
회계사 신뢰 회복ㆍ이익 대변 위해 힘 있는 관료 출신 선택
43대 한국공인회계사회장으로 최중경(사진)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선출됐다.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거래, 분식회계 기업에 대한 감사 실패 등이 연 이어 터지면서 회계사 업계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묵직한 경력의 최 신임 회장이 어떻게 신뢰 회복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22일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제62회 정기총회를 열고 서울 총회장ㆍ부산ㆍ대구ㆍ광주ㆍ대전 등에서 회장 선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최 신임 회장이 총 유효투표수 4,911표 중 3,488표(71.02%)를 얻어 이만우 고려대 교수, 민만기 전 공인회계사회 부회장 등 경쟁자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선출됐다고 밝혔다. 최 신임 회장은 오는 2018년 6월까지 2년간 국내 공인회계사 1만8,000여명을 대표하는 한국공인회계사회를 이끌게 된다.
현재 동국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최 신임 회장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세계은행 상임이사, 기획재정부 1차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지식경제부 장관 등 경제부처 핵심요직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그는 특히 국제금융국장 시절이던 2003년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외환시장에 쏟아 부으며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 행정고시(22회) 합격 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획득해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선출된 것 역시 회계사의 위상ㆍ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그의 카리스마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무너진 신뢰회복은 최 신임 회장이 풀어야 할 시급한 숙제다. 최 신임 회장은 “회계업계의 모든 문제는 낮은 보수에서 시작된다”며 선거 운동 때부터 ▦회계감사 보수의 최저한도 설정 ▦덤핑수임에 대한 회계감리 강화 ▦공공기관 외부감사 최저입찰계약 금지 등 처우개선 공약을 내놨다. 회계사의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올려 부정행위를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나 “회계가 바로 서야 경제가 바로 선다“며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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