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에게 시련의 시기인 장마가 시작됐다. 퍼붓는 비와 미끄러운 도로에서의 운전이 부담스럽겠지만 미리 준비를 하면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장마철에 가장 신경 써야 할 부품은 단연 타이어다. 빗길에서 타이어와 지면 사이에 얇은 수막이 생기면 차는 물 위에 뜬 상태가 돼 제어가 어렵다. 장마철 운전은 이런 ‘수막현상’과의 사투다.
노면에 닿는 타이어 접지면(트레드)에 파인 홈이 많이 닳았거나 공기압이 적정수준보다 낮으면 수막현상이 생기기 쉽다. 홈 깊이가 얕으면 배수능력이 떨어지고, 공기압이 낮으면 트레드가 중심 쪽으로 꺼지며 접지면적이 줄어드는 탓이다.
마모 한계는 보통 홈 깊이 1.6㎜다. 브리지스톤 관계자는 “데이터 상으로는 시속 80㎞ 이상에서 수막현상이 발생한다”며 “만약 수막현상이 생겼다면 운전대를 돌리지 말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 속도만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많은 운전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물 웅덩이도 조심해야 한다. 타이어가 절반 이상 잠기는 깊이라면 다른 길로 돌아가는 게 상책이다. 타이어 공기 주입구에 물이 들어갈 경우 치명적인 엔진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마철에는 시야 확보도 중요해 사전에 와이퍼와 차량 유리상태를 꼭 점검해야 한다. 발수 기능 유리세정액을 준비하거나 여분의 와이퍼를 트렁크에 싣고 다니면 좋다.
우천시 전조등을 항상 켜면 안전에 도움이 된다. 전조등은 운전자 시야 확보와 함께 다른 운전자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효과가 있다.
감속은 장마철 최고의 안전장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빗길에서는 제동거리가 훨씬 길어져 평소의 두 배 정도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속도는 20~50%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져 에어컨에서 악취가 나는 경우도 많다. 악취를 막는 것은 어렵지 않다. AJ렌터카 관계자는 “시동을 끄기 전 에어컨을 먼저 끄고 5분 정도 송풍팬을 가동하면 필터 내부 습기를 없애 악취의 원인인 곰팡이 발생을 억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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