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업 빅50 韓 2곳 中 5곳
22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과학기술 전문지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세계 50대 스마트 기업’에 미국 기업 아마존에 이어 2위로 선정된 기업은 중국의 인터넷서비스 업체 바이두다. 테크놀로지 리뷰는 바이두에 대해 “핵심 사업인 인터넷 검색 광고 외에 음성인식ㆍ인공지능 기술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근 자율주행차 시장을 겨냥해 실리콘밸리에 로봇, 디지털 정보화, 센서 분야 연구팀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두 외에 화웨이(10위) 텐센트(20위) 디디추싱(21위) 알리바바(24위) 등 중국 기업이 스마트 기업 순위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우리 기업은 네이버 라인(38위)과 쿠팡(44위) 뿐이었다. 앞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중국 기업들은 이제 모방의 수준을 넘어 혁신을 선도하는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 기업들도 중국 기업의 혁신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선 ‘중국이 한국보다 혁신 속도가 빠르다’고 응답한 기업이 84.7%나 됐다. 중국 기업의 혁신 속도를 시속 100㎞라고 했을 때 한국 기업의 혁신 속도를 묻는 질문의 답은 평균 시속 70.9㎞로 집계됐다.
울산의 한 반도체부품 기업 관계자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3,4년 정도 나지만 중국이 인재들을 싹쓸이하는 경우가 많아 따라 잡히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최고 혁신기업으로 평가받는 구글이나 애플과 비교할 때 그 격차는 더욱 컸다. 이들 기업을 시속 100㎞로 가정했을 때 응답 기업들은 우리의 혁신 속도가 평균 시속 58.9㎞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65.5㎞)와 전자(63.8㎞)는 그나마 혁신 속도가 빠른 편이었지만 조선(57.7㎞) 철강(54.8㎞) 기계(52.7㎞) 등은 혁신 속도가 매우 더뎠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미래 혁신경쟁은 업종이나 규모와 상관 없이 무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기업 스스로 파괴적 혁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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