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in pain.(스페인의 고통)’
유럽 축구 전문매체 골닷컴의 기사 제목이다.
유로 3연패를 꿈꾸는 스페인이 조 2위로 떨어지며 토너먼트에서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스페인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1-2로 패했다. 2승1패(승점 6)가 된 스페인은 크로아티아(2승1무ㆍ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밀렸다.
28일 생드니에서 열릴 스페인의 16강 상대는 ‘빗장수비’ 이탈리아다. D조 2위는 E조 1위와 맞붙는데 E조에서는 이탈리아가 벨기에와 스웨덴을 각각 2-0, 1-0으로 물리치고 일찌감치 조 수위를 확정했다. 두 팀은 4년 전 유로 2012 결승에서 맞붙어 스페인이 4-0 대승을 거두고 2연패를 달성했다. 화려한 공격을 자랑하는 스페인의 ‘창’과 자물쇠 수비가 강점인 이탈리아의 ‘방패’ 대결이 볼 만할 전망이다.
스페인은 이탈리아를 이겨도 걱정이다. 대진표상 8강에서 독일, 4강에서 프랑스를 만날 확률이 높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비센테 델 보스케(66) 스페인 감독은 크로아티아에 지면 토너먼트 일정이 어렵다는 걸 알고 총력전을 펼쳤다. 이니에스타(32ㆍ바르셀로나)와 모라타(24ㆍ유벤투스), 파브레가스(29ㆍ첼시), 다비드 실바(30ㆍ맨체스터 시티) 등 정예멤버를 모두 선발로 내보냈다. 전반 7분 만에 다비드 실바에서 파브레가스 모라타로 이어지는 선제골이 터져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전력은 탄탄했다. 전반 끝나기 직전 니콜라 칼리니치(28ㆍ피오렌티나)의 동점골이 나왔다. 스페인의 이번 대회 첫 실점이었다.
후반에 크로아티아의 ‘기적’이 시작됐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25분 페널티킥을 내줬지만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32ㆍ모나코)의 슈퍼세이브로 위기를 넘겼다. 기세가 오른 크로아티아는 후반 42분 페리시치(27ㆍ인터밀란)의 역전골로 드라마를 완성했다.
크로아티아는 볼 점유율(60%대40%), 패스성공률(94%대84%)에서 보듯 전체적으로 스페인에 밀렸다. 하지만 13개의 슈팅 중 4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며 15개 슈팅 중 유효슈팅 3개에 그친 스페인보다 효율적인 공격을 했다. 90분 동안 106.4km를 뛰며 104.4km의 스페인을 앞선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왕성한 활동량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크로아티아는 B,E,F조 3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앞서 C조에서는 독일이 북아일랜드를 1-0으로 꺾고 2승1무(승점 7)를 마크했다. 우크라이나를 1-0으로 이긴 폴란드도 2승1무다. 유로 대회에서는 승점이 같을 경우 승자승이 우선인데 독일과 폴란드는 0-0으로 비겨 승자승을 따질 수 없다. 결국 골득실(독일 +3, 폴란드 +2)에서 앞선 독일이 1위, 폴란드가 2위로 16강 무대를 밟았다.
북아일랜드는 1승2패(승점 3)로 조 3위가 됐지만 6개조 3위 중 4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로 16강 진출권을 확보했다. 북아일랜드는 2경기에서 2득점 2실점으로 골득실이 ‘0’이다. A조 3위인 알바니아(승점 3ㆍ골득실 -2), D조 3위인 터키(승점 3ㆍ골득실 -2)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북아일랜드는 처음 유로 대회에 진출해 16강까지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1승1무1패(승점 4)인 B조 3위 슬로바키아도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마렉 함시크(29ㆍ나폴리)가 이끄는 슬로바키아 역시 ‘첫 출전-첫 16강’의 역사를 썼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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