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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씨네] '비밀은 없다' 예상불가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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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씨네] '비밀은 없다' 예상불가 스릴러

입력
2016.06.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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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보통 포스터를 보면 대충의 영화 분위기가 예상된다. 공포, 멜로, 스릴러 등 단편적인 장르는 예측 가능하다. 그런데 '비밀은 없다'는 아니다. 어두운 색채로 스릴러 장르를 한껏 표현한 포스터와 달리, 그 속엔 다양한 장르가 숨어 있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곳곳에서 전하고 있다.

23일 개봉하는 영화 '비밀은 없다'는 국회입성을 노리는 신예 정치인 종찬(김주혁)과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의 딸 민진(신지훈)이 선거를 보름 앞둔 날 실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주혁과 손예진은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이후 7년 만에 다시 부부로 재회했다.

둘의 부부 호흡은 눈빛만 봐도 척이다. 화장대에 앉은 아내에게 뽀뽀를 하는 남편의 모습은 이상적인 가족이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딸 민진이 사라지고 난 후 부부사이는 급격하게 틀어진다.

연홍은 선거에만 집중하는 종찬에게 분노하고 홀로 딸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민진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연홍이 생각한 착하고 예쁜 딸이 아니었다. 연홍은 딸의 실체와 함께 실종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메가폰을 잡은 이경미 감독은 전작 '미쓰 홍당무'에서 보여줬던 독특한 색을 스릴러에 입혔다. 스릴러를 기대하고 온 관객으로서는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여고생들의 사랑과 우정이 꽤나 당혹스러울 수 있다. 2인조 여성 인디밴드 무키무키만만수에서 모티프를 얻어 민진과 그의 친구 캐릭터를 설정해 마이너한 정서도 입혔다.

이와 별개로 김주혁과 손예진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두 배우가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들을 깨고 한 단계 나아갔다. 손예진은 다정한 아내, 히스테릭한 아내, 딸을 잃어 애타는 엄마 등 다양한 얼굴로 변신했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감정선도 소화했다. 김주혁은 고생 꽤나 했을 장면들이 많다. 뺨을 3연속 맞았고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속옷만 입고 누워있기도 했다. 극한의 육체적 상황에도 김주혁은 섬세한 표정연기로 감탄을 자아낸다.

영화는 한 마디로 반전이다. 내용도 반전이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반전이다. 예상가능한 스릴러가 아니라는 점에서 신선하지만, 그래서 갑작스럽기도 하다.

사진=영화 '비밀은 없다'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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