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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조릿대 말 방목해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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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조릿대 말 방목해 제거

입력
2016.06.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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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연구원 벌채 등 연구 착수

제주조릿대 정밀 분포면적도 조사

한라산을 뒤덮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제주조릿대를 말 방목을 통해 제거하는 연구가 진행된다.

제주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5년에 걸쳐 ‘한라산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를 수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제주도는 한라산국립공원을 점령한 제주조릿대를 제거하기 위해 말을 방목하는 방안을 연구키로 했다. 사진은 한라산 구상나무를 뒤덮은 제주조릿대. 제주도 제공.
제주도는 한라산국립공원을 점령한 제주조릿대를 제거하기 위해 말을 방목하는 방안을 연구키로 했다. 사진은 한라산 구상나무를 뒤덮은 제주조릿대. 제주도 제공.

이번 연구는 1980년대 중반부터 조릿대를 먹어치우던 소와 말의 방목이 금지되고 기후변화 등으로 급속하게 확산돼 한라산 생물종의 다양성 유지를 위한 적정 관리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다.

제주조릿대는 30여년 전 한라산 해발 600~1,400m 지역에 드문드문 분포했지만 강한 번식력으로 지금은 계곡과 암석지대를 제외한 한라산국립공원 전체 면적 153.3㎢의 90%를 잠식했다.

제주 고유 재래종인 제주조릿대는 최고 1.5m까지 자라고 번식력이 매우 강해 주변에 다른 식물들이 뿌리를 내릴 수가 없어 말라 죽게 된다.

실제 한라산 어리목코스 사제비동산(해발 1,423m)에서 윗세오름(해발 1,700m) 일대에서 자생하는 시로미, 눈향나무는 조릿대에 점령당해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세계 최대 규모이자 보존가치도 매우 높다고 평가했지만, 조릿대가 구상나무 치묘(어린 나무) 발생을 억제하면서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이례적으로 지난 1월 제주도에 공문을 보내 “한라산이 조릿대 확산으로 인해 국립공원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에 제주도가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한라산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벌채와 말 방목 등 2개 연구를 병행해 제주조릿대의 생육특성과 주변식생 변화 연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벌채는 장구목 일대(해발 1,700m)에서, 말 방목은 만세동산 일대(해발 1,600m)에서 1㏊를 대상으로 펜스를 설치한 후 다음달부터 말 4마리를 방목할 계획이다.

또 제주조릿대의 정확한 분포면적 산출을 위해 한라산천연보호구역을 3등분해 3개년에 걸쳐 위성사진 이용과 현지답사를 통해 지리정보시스템(GIS)에 도면화 및 면적 산출이 이뤄진다. 첫해인 올해에는 한라산 1,400m 이상 아고산대, 2017년 한라산 1,400m 이하 북쪽지역, 2018년 남쪽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제주조릿대가 한라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할 것”이라며 “한라산 생물종의 보존이 필요한 특수지역 등에 대해 관리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한라산 식물생태계와 관련된 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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