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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의 길 위의 이야기] 행운의 동물

입력
2016.06.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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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제외한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고양이는 행운의 동물로 통한다고 한다. 온갖 것이 식재료로 쓰이는 중국에서도 고양이는 기분 좋은 동물이고, 일본에서도 고양이는 행운의 상징이란다. 특히 일본에서는 세 가지 색깔이 섞인 수컷 삼색 고양이의 가격이 천만 원을 호가한다고 들었다. 세 가지 색깔을 가진 고양이는 거의가 암컷인데, 드물게 태어나는 수고양이가 있어 그처럼 비싼 대접을 받는다는 것. 유럽이나 남미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온 친구들이 빠뜨리지 않고 하는 얘기 중에도 평화롭게 사는 고양이가 등장한다. 우리나라 길 고양이들은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음에도 ‘도둑고양이’라 불리고, 고양이라는 말은 즉각적으로 ‘영물’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끌어낸다. 나 역시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나와 같이 살던 개가 죽었고, 기다렸다는 듯이 고양이가 우리 집 지붕에 와서 새끼를 낳았다. 나는 기를 쓰고 쫓았지만 목숨을 걸고 방어하는 생명에게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거부감’은 ‘목숨’과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약한 행동의 동기였던 것. 지붕 위의 고양이들로 인해 나는 고양이가 모기만큼도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순한 동물임을 알았다. 그리고 고양이가 무척 영리하고 독립적이며, 평화로운 존재임을 깨달았다. 이곳에서 힘들게 연명하는 고양이의 인식도 확 달라져서 그들이 집에 들어오면 복을 예감하게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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