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자산 중 보험·연금 비중 역대최고
가계가 가진 보험과 연금 자산이 급속하게 늘면서 전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큰 동시에 예금은 저금리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22일 한국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재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3,176조1,350억원으로 1년 전 2,897조6,450억원보다 9.6% 증가했다. 이중 보험 및 연금은 989조1,490억원으로 가계의 전체 금융자산 중 31.1%를 차지했다.
보험과 연금은 2011년 말 610조1,770억원에서 이듬해 말 709조3,550억원, 2013년 말 803조530억원 등으로 연간 약 100조원씩 불어나는 급증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보험과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말 28.2%에서 2013년 말 30.0%로 오르며 30% 선을 돌파한 이후 2014년 30.9%, 작년 31.1% 등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고령화 진전으로 노후에 대비하려는 가계의 수요가 커지면서 연금이나 보험에 가입하는 가계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 및 예금은 2014년 말 1,261조2,890억원에서 작년 말 1,368조700억원으로 늘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5%에서 43.1%로 떨어졌다. 가계 금융자산 내 현금 및 예금의 비중은 2008년 48.9%에 이르며 절반에 육박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예금의 매력이 줄어든 탓이다. 주식(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은 2014년 말 542조4,640억원에서 615조3,440억원으로 늘었고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7%에서 19.4%로 상승했다. 하지만 금융자산 내 주식의 비중은 2009년 23.5%에서 매년 하락하다 6년 만에 소폭 반등했을 뿐이다. 채권은 179조2,7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5,000억원 늘었지만 비중은 6.1%에서 5.6%로 떨어졌다. 이밖에 기타 금융자산도 24조2,940억원으로 0.8%에 머물렀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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