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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다이내믹한 男골프, 대회수 많아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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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다이내믹한 男골프, 대회수 많아졌으면”

입력
2016.06.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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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왼쪽)이 지난 12일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KGT) 7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캐디를 맡은 아버지 이해준씨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KGT 제공
이상엽(왼쪽)이 지난 12일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KGT) 7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캐디를 맡은 아버지 이해준씨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KGT 제공

“허허허.”

지난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상엽(22)은 특유의 웃음과 농담으로 대화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선수였다. 그는 19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어떤 물음에도 우렁찬 목소리로 속 시원하게 대답했다. 적은 나이였지만, 대스타처럼 여유가 넘쳐흘렀다. 그의 유쾌한 화법에 통화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우승을 축하한다. 상금 1억6,000만 원은 어디에 쓸 계획인가.

“이사하는 데 보탤 생각이다. 부모님과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작은 평수의 신축 아파트로 갈 예정이다. 전세값이 많이 올랐더라.(웃음)”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15번홀은 ‘응원 해방구’였다. 기분은 어땠나.

“(황인춘과 결승전에서) 15번홀 티 박스에 있을 때만 해도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4개홀이 남았는데 3홀 차로 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기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갤러리들이 있으니 그냥 재미있게 놀고 가자는 생각으로 내려놓고 쳤다.”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자이자 올 시즌 최연소 우승자다. 젊은 선수의 장점은.

“패기가 아닐까.(웃음) 물론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회복은 빨리 되는 것 같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많이 하려는 것도 젊은 선수의 장점인 것 같다.”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때 ‘톱10’에 든 것을 제외하면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 대체로 부진했다.

“아무래도 입스(Yipsㆍ스윙 전 샷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생하는 각종 불안 증세)의 영향인 것 같다. 입스가 완전히 낫진 않았다. 압박이 느껴지면 입스가 오곤 한다. 스토로크 플레이는 점수 합산 방식인데 한 번이라도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면 점수를 만회하기 힘들다.”

-입스는 언제부터 오기 시작했나.

“국가대표 시절이던 2013년 8월 처음 입스가 왔다. 당시 대회에서 티샷을 했는데 공이 드라이버를 빗맞았다. 비거리가 200m밖에 나가지 않더라. 다음 홀에서 쳤는데 공이 완전히 왼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이렇게 쳐도 저렇게 쳐도 만회가 안되더라. 그 때 ‘입스구나’ 생각했다.”

-골프를 시작한 계기는.

“큰아버지(이해우 씨)는 투어 프로 출신이시다. 과거 레슨을 하셨는데 아버지가 종종 나를 연습장에 데려 가셨다. 그 때 공을 치고 싶다고 말하니깐 큰아버지가 어린이용 채를 주셨다. 그래서 입문하게 됐다. 그 때가 8살이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0살 때였다. 레슨을 받긴 했는데 사실 거의 반 독학이다.(웃음) 어려운 여건에서 골프를 시작했다. 돈이 부족해 라운드를 못한 적도 많았다. 중고등학생 때가 특히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이후 국가대표를 하니깐 지원을 받아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굉장히 시원한 성격일 것 같다.

“친한 사람들끼리 있으면 말도 많이 하고 재미있는 편이다. 그러나 경기에선 다혈질이다. 승부욕은 정말 심하다. 지면 잠을 못한다. 스스로에게 화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드라이버샷 14개 가운데 하나만 삐뚤어져도 그날 끝나고 공을 세 박스씩 친다. 평소 훈련은 자유롭게 하는 편이다. 연습시간보다는 집중할 때 집중하는 등 효율을 추구한다.”

-아버지 이해준 씨가 캐디를 맡고 있다.

“친구가 캐디를 맡아줄 땐 편하고 즐겁긴 한데 샷이 안 됐을 때 잘 못 잡아주는 부분이 있었다. 반면 아버지는 부진의 원인을 짚어주시고 잡아주신다. 원래 부자 사이는 어색한 부분이 있는데 아버지께선 그런 부분을 많이 없애주셨다. 그래서 편하게 치는 편이다. 챌린지 투어 때는 캐디 없이 어머니와 대회장을 오갔다. 1부 투어에 올라와선 부모님 두 분과 함께 대회장을 다닌다. 가족여행 겸 같이 다닌다.(웃음)”

-이벤트 대회를 제외하면 제59회 KPGA 선수권대회(8월25~28일)까지 공식 대회가 없다.

“국내 남자골프의 인기가 쑥쑥 올라오고 있을 때 대회가 많이 열리면 좋을 텐데 맥이 끊겨 아쉽다. 두 달간 해외에는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연습할 예정이다. 약점이 드라이버샷이다 보니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생각이다. 그래서 향후 열릴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할 것이다.”

-한 해 투어 경비는 어느 정도 드나. 대회가 없다보니 ‘투 잡(Two Job)’하는 선수들도 많다고 들었다.

“경비를 직접 관리하진 않고 있지만, 대략 3,000만 원 정도는 될 듯하다. 대회 출전비, 교통비, 숙박비 등 지출할 게 여러 가지가 있다. 주위 20대 초반 나이의 또래들은 부모님의 지원을 받곤 한다. 하지만 선배들은 ‘투 잡’을 하는 경우가 많다. 20대 후반에서 30대가 넘어가는 선배들, 특히 가정이 있는 선배들이 대체로 그런 편이다. 30대 이상 되는 나이의 선배들 가운데 어림잡아 60~70%는 다른 일도 병행하시는 것 같다.”

-남자골프의 매력은.

“(여자 선수들보다) 비거리가 많이 나오고 스윙 스피드도 빠르다. 샷 자체가 시원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다이내믹하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갤러리들에게 팬 서비스도 많이 한다. 시간 날 때 많이들 보러 오시면 좋겠다.”

-남자골프의 인기는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을까.

“사실 투어 대회 유치와 같은 사항은 선수들의 역량 외 부분이기 때문에 협회 분들이나 회장님께서 도와주시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선수들도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국내 남자골프의 인기가 보다 상승할 것 같다.”

-친한 선수나 닮고 싶은 선배는.

“이동하, 서원 선배와 친하다. 닮고 싶은 선배를 꼽자면 최진호(32ㆍ현대제철) 프로님이다. 매치플레이에서 만나 운이 좋게 이기긴 했지만,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매너도 좋으시고 여유도 넘치신다. 아이언 샷은 정말 일품이다. 항상 공이 핀에서 거의 2~3m 내에 들어가더라. 드라이버샷도 똑바로 치시고 거리도 많이 나간다. 완벽하신 것 같다. 해외 선수 중엔 파워풀한 샷의 로리 매킬로이(27ㆍ북아일랜드)가 좋더라.”

-올 시즌 목표는.

“상금왕은 바라지도 않는다. 시상이 이뤄지는 부분은 아니지만 평균 퍼팅 수에서 1위를 해보고 싶다. 쇼트 게임을 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우승해보고 싶은 대회는.

“올해 신한동해오픈은 아시안 투어와 연계돼 있다. 지난해 아시안 투어에 도전했다가 파이널에서 체력이 모자라 떨어졌다.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면 아시안 투어에도 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우승 욕심이 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주 이용하는 것 같다.

“그렇다. 평소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를 좋아하는데 맛집이 있으면 SNS에 공유도 한다. 방금 전에도 고기를 먹고 왔다.(웃음) 팬들과는 소통하려고 한다.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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