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15조원 사상 최대
주가 변동성 코스피 수준으로
불공정행위 줄고 시장도 다변화
개인투자자 많아 개미지옥 오명
코스피의 2부리그 시각도 여전
신성장 기업들 상장에 미래 달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시장이 다음달 1일로 출범 20주년을 맞는다. 출발 당시보다 몸집을 28배나 불리며 세계적인 신기업 시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코스피의 2부 리그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스스로 말하는 코스닥 시장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살펴본다.
21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기준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215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개설 첫 해였던 1996년의 몸집(7조6,000억원)에 비하면 무려 28.3배나 커진 셈이다. 같은 기간 9.6배 성장에 그친 코스피 시장을 압도하는 수치다.
개설 초기 343개였던 상장기업 역시 현재 1,164개사로 증가했고, 지난 16일에는 코스닥 거래대금(4조5,828억원)이 코스피를 1,300억원 넘게 앞지르는 등 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
이 같은 ‘폭풍 성장’에도 ▦주가변동성이 크다 ▦투자수익률이 낮다 ▦상장폐지가 잦다 ▦투자업종이 제한돼 있다 등의 평가 역시 여전하다.
하지만 실제 코스닥시장의 주가 변동성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2011년 4.41%였던 코스닥 시장의 종목별 일간 변동성은 지난해 3.91%로 하락해 코스피(3.24%→3.33%)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2011년부터 올해 5월까지 개별 종목의 연간 평균 수익률은 코스닥 시장(74.26%)이 오히려 코스피(64.67%)를 앞선다.
과거 작전세력의 시세조종 등 불공정 행위가 잦았으나 2009년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제도를 도입, 불공정거래 타깃이 되는 한계기업을 퇴출시키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이런 폐해도 상당수 줄었다. 코스닥의 상장폐지기업 수는 2010년 74곳에서 지난해 18곳으로 급감했고, 같은 기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중 횡령ㆍ배임 건수도 22건→7건으로 줄었다.
125개 업종이 상장돼 다변화한 시장이라는 점도 코스닥 시장의 특징 중 하나다. 바이오ㆍ게임ㆍ의료기기ㆍ문화컨텐츠 등 미래 산업과 관련한 기업이 다수 상장돼 있는데, 소프트웨어 개발ㆍ공급 분야에서만 82개 기업이 코스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코스피는 2개에 그친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 투자자 비중(작년 88.5%)이 압도적으로 높아 ‘개미지옥’으로 불리거나, 코스피 진입을 위해 거치는 ‘징검다리 시장’이란 이미지는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올해도 시가총액 4위인 동서와 25위인 한국토지신탁이 코스피로의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두 기업이 빠져나가면 코스닥 시가총액은 4조원 넘게 줄어든다.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장은 “애플ㆍ페이스북 등이 포함된 미국 나스닥처럼 코스닥을 신성장 선도기업이 상장하는 차별화된 시장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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