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롯데홀딩스 주총 D-3…양측 필승 전략은
신동빈 회장 해임안 표결
종업원지주회가 캐스팅 보트
신동빈 대규모 투자계획도 준비
신동주는 또 ‘1인당 25억’ 당근
경영권을 놓고 운명의 표 대결을 벌일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현지에서 표심 다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미국 출장을 마친 지난 16일부터 일본 도쿄 신주쿠의 롯데홀딩스 본사로 출근하며 주총에 대비하고 있다. 신 회장은 “주총 결과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롯데홀딩스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만큼 표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과 롯데홀딩스 내 실세로 거론되는 고바야시 마타모토 롯데캐피탈 대표가 신 회장을 측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리는 이번 주총에서는 경영실적 보고와 재무제표 승인 등 일반적인 결의사항 등이 처리된 뒤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안건에 대한 표 대결이 이뤄진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인 신 회장과 쓰쿠다 사장의 해임안, 자신의 이사 선임안을 상정했다. 이번 주총의 캐스팅보트는 10년 이상 롯데홀딩스에서 근무한 과장급 이상 임직원 140여명으로 구성된 종업원지주회가 쥐고 있다. 지분 27.8%를 가진 2대 주주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격으로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15일 대표이사 취임 이후 1년 간의 경영 성과를 직접 발표하면서 ‘원톱 리더’로서의 경영 역량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롯데홀딩스의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3,600억엔이었지만 영업이익은 8% 이상 증가한 240억엔을 기록했다. 최근 10년 간 최대 수치라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또한 향후 사업계획과 투자규모를 밝히면서 경영 안정화를 원하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2018년 매출 4,000억엔, 영업이익 300억엔의 회사로 롯데홀딩스를 키우겠다고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두 차례의 주총에서 패한 신 전 부회장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고열로 한국에 들어왔다가 나흘 만에 다시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신 전 회장에게는 최근 롯데가 검찰 수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게 회심의 카드다. 비자금 조성 의혹과 검찰 조사 상황 등에 대해 따질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사업 부진 원인과 롯데의 국적 논란 등을 물고 늘어지면서 위기의식을 높여 표심을 흔드는 전략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발표했던 신 전 부회장의 사재 1조원을 털어 종업원지주회 임직원 1인당 25억원을 주겠다는 당근책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종업원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일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기간 표심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신 전 부회장이 현지에서 지인들과 주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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