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를 구속 기소하면서 현직 검사들의 비리 연루는 없었다고 밝혔다. 수사팀이 홍 변호사에게 전관예우를 한 적이 없고 로비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홍 변호사 구속 후 20일 동안 추가로 밝혀낸 것이라고는 탈세액이 5억 원 늘어난 게 전부다. 당초 우려했던 대로 검찰 수사는 한발 짝도 나가지 못한 셈이다.
홍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 의혹은 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 대해 두 차례나 도박 무혐의 처리하고, 회삿돈 삿돈 횡령 혐의를 기소에서 빼고, 보석신청에 호의적 의견을 제시한 데서 비롯했다. 검찰은 무혐의 처리의 경우 관련 증거가 부족했고, 횡령 부분은 처음에는 단서가 없었고, 보석신청 의견은 수사협조를 감안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찾지 못한 횡령 혐의 단서를 이번에는 어떻게 찾았다는 것인지, 보석 의견 결정을 정 대표가 법원에 보석을 청구하기도 전에 내린 이유는 무엇인지 등 석연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검찰이 밝혔듯이 홍 변호사는 지난해 도박 수사가 한창일 때 서울중앙지검 고위 간부를 두 차례 찾아갔고 두 사람은 20여 차례나 통화를 했다. 그러나 검찰은 고위 간부에 대해 서면조사만 하고는 “전관예우나 로비가 통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검찰 주장대로 “고위 간부가 싸늘하게 거절했다”면 수십 차례나 통화할 수 있었을까 싶다. 검찰 설명을 들으면 홍 변호사가 굳이 힘을 쓸 대목이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로비도 통하지 않았고, 전관예우도 받지 못했다면 그가 연간 100억 원 가까운 수임료를 챙긴 사실을 이해할 길이 없다. 전관 변호사의 위력은 ‘현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검찰은 홍 변호사 로비 의혹 수사는 사실상 끝났다는 입장이다. 이런 미온적 수사로 검찰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 ‘정운호 게이트’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얘기에도 검찰은 할 말이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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