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주변 주민들 우려 속
“편의성 증대” 기대 목소리도
“아이고 공항을 더 확장하면 그 소음을 우째 감당하겠노. 가덕도와 밀양의 싸움에 결국 김해공항 주변 사람들만 더 피해보게 생겼네…”
신공항 건설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되자 불똥이 김해공항 인근 주민들에게 튀는 모양새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소음.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우려하고 있다.
김해국제공항이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부산 강서구 대저 1동 주민 김모(68)씨는 이날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방침에 화들짝 놀랐다. 소음과 고도제한 등으로 평생 고통을 받아온 그로서는 썩 달갑지 않은 미래다. 그는 과거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고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김씨는 “다행히 소음피해지역으로 선정되면 좋겠지만 다른 구역으로 확장된다면 소음피해만 더 심각해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항 인근에서 만난 이모(71ㆍ김해시 삼정동)씨는 “예상치 못한 결론이 나와 황당하다”며 “김해공항 인근에 성안마을, 장어마을 등 6개 마을이 분포하고 있는데 공항을 확장하면 수 만명이 소음피해를 입을 게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김기을 김해공항소음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피해지역에 사는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부산 가덕도로 가는 게 백 번 낫다고 생각한다”며 “접근성은 좀 떨어질 지 모르지만 소음피해를 보는 주민들이 상당히 줄어들며, 항공기가 얼마나 발전할 지 모르지만 소음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공항 주변에서도 온도 차는 존재했다. 김해공항 인근을 벗어날수록 공항의 편의성이 증대된다는 논리다. 김해시 삼방동 주민 김해미(25ㆍ여)씨는 “현재 미주, 유럽노선은 없고 동남아나 중국, 일본 등으로 국제노선이 한정돼 있다”며 “직업 특성상 해외에 자주 나가는데 공항의 규모가 커지면서 노선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공항 확장방안과 관련,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박사는 “주변 토지이용계획에 저촉되고 소음 영향이 확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검토된 바 있다”며 “활주로를 늘린다고 해도 항공기 수요는 미미해 김해공항이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 박사는 “장래 신공항의 전 단계로써 확장방안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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