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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Speaking of Wine(와인 예찬은 그만)

입력
2016.06.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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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십 년 전만 해도 wine하면 프랑스였고 프랑스 와인이 최고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나라가 1만 가지 이상의 wine을 만들고 훌륭한 wine도 곳곳에서 나온다. Wine vintage라고 하면 기원전 121년에 나왔을 만큼 역사가 있는 것이어야 하고, wine을 reviewed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 역사가 200년은 되어야 한다. 또, 와인을 숙성시키는 oak통의 종류만 400가지가 넘는데, 그 중에서도 6%만 선정되어 저장하는 데 쓰인다고 하니 wine에 대한 기준이 까다롭고 유별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성서의 창세기에서는 ‘노아는 직접 밭을 갈고 포도나무를 심었다’(And Noah began to be an husbandman, and he planted a vineyard.)고 할 정도로 와인은 인간 역사의 태초부터 있었다.

인간이 wine을 오랜 역사 동안 즐겨온 만큼 이를 칭송하는 말은 매우 많다. 작가 헤밍웨이는 와인을 ‘Wine is the most civilized thing in the world.’(세상에서 가장 품격 있는 것)라고 칭찬했고, 페니실린을 발견한 스코틀랜드의 Alexander Fleming은 ‘페니실린은 사람을 치료하지만 와인은 행복하게 해 준다.’(Penicillin cures, but wine makes people happy)고 말했을 정도다.

종교개혁자인 독일의 Martin Luther는 ‘맥주는 인간이 만들지만 와인은 신이 만든다.’(Beer is made by men, wine by God)라고 말했고 교황 요한 23세도 ‘어떤 사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식초와 같이 되는 반면, 훌륭한 사람은 와인과 같이 숙성한다.’(Men are like wine, some turn to vinegar, but the best improve with age)라고 말했다. 또, 로마 시대의 작가 Petronius는 ‘Wine is life.’라고 묘사했고 Robert Scott Caywood경은‘인간끼리는 절충이란 게 있지만 와인에서는 대충이란 게 없다.’(Compromises are for relationships, not wine)고 표현했다.

어떤 문장들은 와인을 하늘에서 내려온 존재와 같이 묘사한다. ‘음식이 멋진 삶의 몸체라면 와인은 그 영혼이다.’(If food is the body of good living, wine is its soul)라는 문장이나 독일의 문호 괴테가 말한 ‘와인은 인간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그 기쁨은 모든 덕목의 어머니’(Wine rejoices the heart of man and joy is the mother of all virtues)라는 문장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Life is too short to drink bad wine.’(나쁜 와인을 마시기에는 인생이 너무나 짧다) 같은 메시지는 와인을 비싸고 좋아야만 할 것처럼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2만원짜리 와인을 만들 경우 비용은 약 10분의 1 정도이고 프랑스의 특별 oak통에 숙성시키는 비용도 그와 비슷하게 얼마 들지 않는다. 그리고 요즘엔 한 병에 몇 천 원에 살 수 있는 세계 와인도 많아졌다. 코란은 ‘모든 포도에는 악마가 있다.’(There is evil in every grape)라며 와인을‘어마어마하게’묘사하고, 와인은 마시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에 대해 더 우쭐하게’(Wine makes a man more pleased with himself) 만든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좋지 않다. 어느 와인 애호가의 말처럼 ‘Wine is just wine’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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