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절반이 1ㆍ2인으로 구성
평균 가구주는 전문대졸 49세男
남편보다 고학력 아내 늘었지만
가사노동은 여전히 여성의 몫
서울 가구의 절반 가까이(48.6%)가 1~2인이 사는 미니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구주 10명 중 6명(58.9%)은 자기 소유 주택이 아닌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30대 가구의 월세 비중은 4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서울시민이 느끼는 삶의 질 등 주요 생활상 227개 지표로 전반적인 서울의 변화와 사회상을 파악한 ‘2016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한 달 간 서울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만6,837명)와 서울 거주 외국인 2,500명을 대상으로 방문면접을 실시해 이뤄졌다.
가구의 소규모화는 서울의 평균적인 가구 모습에서도 나타난다. 전문대를 졸업한 48.9세 남자 가구주가 가족(가구주 포함) 2.64명과 함께 사는 게 지난해 기준 서울의 보통 가구 모습이다. 고졸학력 47.8세 가구주와 평균 가구원수 2.83명이었던 2005년과는 차이가 있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서울의 주택문제를 반영하듯 지난 10년 새 30대 가구주의 주거 형태는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지난해 30대 가구주의 거주 형태는 10명 중 9명(88%)이 전세나 월세였다. 2005년에 30대 가구주 전ㆍ월세 비중이 68%(전세 48.6%, 월세 19.4%)였던 데서 20%포인트나 증가했다.
비싼 주택가격 문제는 가계 부채와도 연결된다. 지난해 서울시 가구 부채율은 2014년(48.2%)과 비슷한 48.4%로 전체 가구의 절반이 부채를 안고 있었고 대부분은 주택 문제로 빚을 지고 있었다.
남편보다 학력 높은 아내가 늘어난 것도 지난해 달라진 서울의 사회상 중 하나다. 고졸학력을 가진 남편보다 고학력인 아내(전문대졸이상)는 32.9%로, 2005년 6.2%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 남편이 전문대졸 학력이고 아내가 대졸 이상인 가구도 2005년 11.1%에서 20.9%로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뿌리 깊이 박힌 한국의 가부장적 사회 질서가 점차 희석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가사노동 분담 정도에 대한 문항에는 여전히 주책임이 아내 몫이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아내가 주로 책임지고 남편이 약간 돕는 정도’라는 의견이 62.8%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서울시민의 주관적 행복점수는 10점 만점에 6.95점으로, 2013년 6.86점, 2014년 6.92점에 비해 최근 2년 간 상승했다. 그러나 시민 절반 이상인 53.9%가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시민들은 사회 통합과 관련해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차별 요인을 묻는 항목에 소득(50.7%)과 교육(44.0%), 직업(38.8%), 외모(19.6%) 순으로 답했다. 다만 25~34세 서울의 청년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외모로 인한 차별(24.1%)도 높게 인식하고 있었다. 계층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32.4%)보다는 자녀세대(46.6%)의 계층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영훈 서울시 정보기획관은 “서울서베이 결과에 나타난 서울시민의 생활상을 면밀히 분석해 시정운영과 정책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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