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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상엽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 부진은 입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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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상엽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 부진은 입스 탓"

입력
2016.06.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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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엽-부친 이해준 씨(오른쪽)/사진=K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허허허." 지난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상엽(22)은 특유의 웃음과 농담으로 대화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취재원이었다. 그는 어떠한 물음에도 우렁찬 목소리로 속 시원하게 대답했다. 적은 나이였지만, 대스타 처럼 여유가 넘쳐흘렀다. 본지는 지난 19일 이상엽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그의 유쾌한 화법에 통화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우승을 축하한다. 상금 1억6,000만 원은 어디 쓸 계획인가.

"이사하는 데 보탤 생각이다. 부모님과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데 적은 평수의 신축 아파트로 갈 예정이다. 전세값이 많이 올랐더라.(웃음)"

-15번홀은 '응원 해방구'였다. 기분은 어땠나.

"15번홀 티박스에 있을 때만 해도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4개홀이 남았는데 3홀차로 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기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갤러리들이 있으니 그냥 재미있게 놀고 가자는 생각으로 내려놓고 쳤다."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자이자 올 시즌 최연소 우승자다. 젊은 선수의 장점은.

"패기가 아닐까.(웃음) 물론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회복은 빨리 되는 것 같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많이 하려는 것도 젊은 선수의 장점인 것 같다."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때 '톱10'에 든 것을 제외하면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 대체로 부진했다.

"아무래도 입스(Yipsㆍ스윙 전 샷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생하는 각종 불안 증세)의 영향인 것 같다. 입스가 완전히 낫진 않았다. 압박이 느껴지면 입스가 오곤 한다. 스토로크 플레이는 점수 합산 방식인 데 한 번이라도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면 점수를 만회하기 힘들다."

-입스는 언제부터 오기 시작했나.

"국가대표 시절이던 2013년 8월 처음 입스가 왔다. 당시 대회에서 티샷을 했는데 공이 드라이버를 빗맞았다. 비거리가 200m 밖에 나가지 않더라. 다음 홀에서 쳤는데 공이 완전히 왼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이렇게 쳐도 저렇게 쳐도 만회가 안되더라. 그때 '입스구나' 생각했다."

-골프를 시작한 계기는.

"큰아버지(이해우 씨)는 투어 프로 출신이시다. 과거 레슨을 하셨는데 아버지가 종종 나를 연습장에 데려 가셨다. 그때 공을 치고 싶다고 말하니깐 큰아버지가 어린이용 채를 주셨다. 그래서 입문하게 됐다. 그때가 8살이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0살 때였다. 레슨을 받긴 했는데 사실 거의 반 독학이다.(웃음) 어려운 여건에서 골프를 시작했다. 돈이 부족해 라운드를 못한 적도 많았다. 중고등학생 때가 특히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이후 국가대표를 하니깐 지원을 받아서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성격이 궁금하다. 굉장히 시원한 성격일 것 같다.

"친한 사람들끼리 있으면 말도 많이 하고 재미있는 편이다. 그러나 경기에선 다혈질이다. 승부욕은 정말 심하다. 지면 잠을 못한다. 스스로에게 화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드라이버샷 14개 가운데 하나만 삐뚤어져도 그날 끝나고 공을 세 박스씩 친다. 평소 훈련은 자유롭게 하는 편이다. 연습시간보다는 집중할 때 집중하는 등 효율을 추구한다."

-아버지 이해준 씨가 캐디를 맡고 있다.

"친구가 캐디를 맡아줄 땐 편하고 즐겁긴 한데 샷이 안됐을 때 잘 못 잡아주는 부분이 있었다. 반면 아버지는 부진의 원인을 짚어주시고 잡아주신다. 원래 부자 사이는 어색한 부분이 있는데 아버지께선 그런 부분을 많이 없애주셨다. 그래서 편하게 치는 편이다. 챌린지 투어 때는 캐디 없이 어머니와 대회장을 오갔다. 1부 투어 올라와선 부모님 두 분과 함께 대회장을 다닌다. 가족여행 겸 같이 다닌다.(웃음)"

-친한 선수나 닮고 싶은 선배는.

"이동하, 서원 선배와 친하다. 닮고 싶은 선배를 꼽자면 최진호(32ㆍ현대제철) 프로님이다. 매치플레이에서 만나 운이 좋게 이기긴 했지만,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매너도 좋으시고 여유도 넘치신다. 아이언 샷은 정말 일품이다. 항상 공이 핀에서 거의 2~3m 내에 들어가더라. 드라이버샷도 똑바로 치시고 거리도 많이 나가신다. 완벽하신 것 같다. 해외 선수 중엔 파워풀한 샷의 로리 매킬로이(27ㆍ북아일랜드)가 좋더라."

-올 시즌 목표는.

"상금왕은 바라지도 않는다. 시상이 이뤄지는 부분은 아니지만 평균 퍼팅수에서 1위를 해보고 싶다. 숏게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우승해보고 싶은 대회는.

"올해 신한동해오픈은 아시안 투어와 연계가 돼있다. 지난해에 아시안 투어에 도전했다가 파이널에서 체력이 모자라 떨어졌다.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면 아시안 투어에도 갈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우승 욕심이 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주 이용하는 것 같다.

"그렇다. 평소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를 좋아하는 데 맛집이 있으면 SNS에 공유도 한다. 방금 전에도 고기를 먹고 왔다.(웃음) 아울러 팬들과는 소통하려고 한다.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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