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노동조합의 파업 투쟁 예고 등 거센 반발에도 다음주부터 설비 지원 부문을 현대중공업 계열 자회사로 분사하는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21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사내 구성원들에게 “(자구계획에 포함된) 비핵심 업무의 분사는 주채권은행과의 약속이기도 한 만큼 회사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다음 주부터는 분사에 따른 행정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노조도 당사자들이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판단해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보전과 동력, 장비, 시설공사 등 설비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부문에는 현재 총 994명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 부문을 분사한 뒤 100% 지분을 출자하는 자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그러나 노조는 조합원을 비정규직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파업 투쟁을 예고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임단협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설비지원 부문 사원들을 대상으로 분사하더라도 임금 보전과 고용 보장을 약속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한편, 분사 이후에 경쟁력 있는 ‘글로벌 설비 전문회사’로 육성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2014년 삼성테크윈에서 분사한 자동차 리드프레임 제조 기업 ‘해성디에스’, 2003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스마트폰 부품 제조 기업 ‘파트론’, 국내 유일의 휴대폰용 쏘(SAW)필터 생산 전문회사 ‘와이솔’이 분사 후 오히려 매출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사례를 제시하며 노조가 부정적 사례만 부각한다고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은 “설비지원 부문은 우리 회사가 존재하는 한 끝까지 공존의 길을 걷게 되며 더 나아가 세계적인 설비 전문회사로 육성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이어 "분사 동의자는 최대 15년치 임금 차액을 보전하고 정년 만 60세를 보장하며 정년 후 추가 근로 희망자는 3년간 계약직으로 더 근무하도록 할 것을 약속한다"며 "자회사가 설립되면 이런 내용을 문서화해 법인체 확약(공증) 절차도 밟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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