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김부겸 박영선 이종걸, 물밑에서 후보 단일화 조율 ? 김부겸 “시간 더 필요” 연기
송영길은 “단일화 반대” 반발. 추미애와 ‘호남 대표’ 경쟁도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ㆍ27 전당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 사이의 기 싸움도 달아오르고 있다.
비주류 당권주자 사이에서는 물밑조율이 최대 화두다. 20일 비주류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부겸ㆍ박영선ㆍ이종걸 의원 간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예정됐으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김 의원의 요청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 측에서는 김 의원을 대권주자로 하고 박 의원과 이 의원 중 한 명이 당권 도전에 나서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이 당권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김 의원으로 단일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들 3인 사이의 교통정리는 김 의원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다.
이 의원은 후보단일화 논의 연기배경에 대해 “(김 의원에게) 결정의 키를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에서도 김 의원이 젊은 한 축의 대권후보로서 받쳐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김 의원이 대권 도전으로 방향을 틀기를 바라는 의중을 드러냈다. 하지만 2주째 김 의원은 대권과 당권 사이를 오가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어떤 역할이 정권교체에 더 도움이 될지 숙고 중”이라며 “이달 말에는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의원은 이 같은 후보단일화 움직임에 즉각 반발했다. 송 의원은 “자기 힘으로 (선거를) 치러야지 지금 무슨 단일화를 하느냐. 그것도 우스운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미애 의원 측 역시 “선거는 누구든 나와 다같이 경쟁을 치러야 한다”며 에둘러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송영길ㆍ추미애 의원 사이의 ‘호남 당 대표론’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날 두 의원은 나란히 1박 2일 일정으로 전남 여수에서 열린 광주시당 핵심당직자 워크숍에 참석, 돌아선 호남민심에 대한 해법을 내놓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추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호남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호남예산과 인사를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고, 송 의원은 “호남의 사위를 주장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비해 호남의 아들 송영길이 더 호남민심을 가져올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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