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한 사실을 고백한 래퍼 버벌진트(본명 김진태·37)가 진실성 문제로 20일 구설에 올랐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을 19일 스스로 알려 동정표를 샀는데, 하루 뒤인 20일 지상파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에 그의 음주운전 적발 모습이 담겼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카메라에 범죄 사실이 찍힌 걸 알고 음주운전을 고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버벌진트를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선이 곱지 않다.
버벌진트는 KBS2 ‘추적60분’ 제작진이 이날 보도자료를 낸 뒤 코너에 몰렸다. ‘추적60분’제작진은 “(버벌진트의)적발 당시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며 버벌진트의 범죄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렸다. 버벌진트는 지난 16일 오후10시 서울 마포구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단속 중이던 경찰에 적발됐다. ‘추적60분’ 제작진에 따르면 당시 버벌진트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술을 얼마나 드셨냐”는 질문에 “집에서 맥주 세 캔 정도 마셨고, 술을 마시다 잠깐 집 앞에 술을 사러 나왔다”고 답했다. 대리 운전을 부르지 않은 것에 대해선 “집이 1km 이내로 가까워서”라고 말했다. 버벌진트의 혈중알콜농도는 0.067%였다.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 버벌진트는 음주 단속이 이뤄지는 걸 보고 차를 돌렸고, 이를 본 단속반이 뒤를 쫒아가 그를 잡았다. ‘추적60분’ 제작진은 음주운전 문제를 취재 중이었고, 이 과정에서 버벌진트가 적발된 것이다.
버벌진트가 음주 운전 고백 전 범죄 상황이 방송사의 카메라에 잡힌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뜬금없이 자백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네’(maxi****), ‘양심고백인줄 알았더니…’(whch****), ‘도망가다 걸린 거였네’(solh****) 등의 글을 올려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버벌진트 관계자는 “버벌진트가 16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후 당일 소속사 대표와 상의해 음주운전 사죄 공식 입장을 준비 중이었다”며 “그런데 2~3일이 지나도 사건 보도가 나지 않아 사죄 입장 발표가 미뤄졌고, 버벌진트가 심적으로 힘들어해 직접 적발 사실을 알린 것이니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버벌진트는 앞서 19일 SNS에 글을 올려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는 제 잘못이며, 음주운전자는 잠재적 가해자임을 망각한 저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죄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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