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자신의 발작을 미리 경고해준 도우미견 리트리버 ‘페넬로페’가 시한부 판정을 받자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실천하는 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조지아주에 살고 있는 크리스티 브라젤씨다.
동물전문매체 바크포스트, 지역언론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는 지난달 5일 페넬로페가 신부전 4기 판정을 받고 함께 할 날이 많이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이후 ‘페넬로페와 하는 51일’이라는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이후 이를 실천에 옮기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통해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페넬로페는 크리스티에게 가장 친한 친구일 뿐 아니라 생명줄이었다. 페넬로페는 그동안 크리스티에게 발작이 오는 것을 감지하면 그 이전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도록 경고를 해줬다. 크리스티가 병원에 있는 동안에도 페넬로페는 항상 함께였다.
크리스티는“내가 일어나서 가장 처음 본 것도 페넬로페이며, 페넬로페를 보면 즉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차리고, 괜찮아 질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는 이제 페넬로페를 위해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남은 생을 같이 하고 있다. 버킷리스트의 첫 번째 항목은 지역 역사 탐방이었다. 버킷리스트의 대부분은 모험 가득한 것이지만 생일 축하하기 위해 사촌 만나기와 같은 소소한 이벤트도 포함되어 있다. 또 도우미견이나 발작, 신장병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알리기, 수영장에서 휴식하기도 들어 있다. 크리스티는 “페넬로페가 내리는 눈도 보고 저녁으로 맛있는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페넬로페가 가능한 웃으면서 보내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캠든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과 소방서가 그들의 버킷리스트에 한 항목을 더 추가하게 했다. 보안관 사무실과 소방서의 배려로 이들은 소방차량과 경찰견 K-9의 특수 차량도 타본 것이다. 또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시민으로부터 페넬로페의 부신에 도움을 주는 한달 치 약물을 기부 받기도 했다.
페넬로페의 신장기능은 이미 3분의 2가 멈춘 상황이다. 크리스티는 페넬로페와의 버킷리스트 실천을 위해 모금을 진행 중이다. 페넬로페의 혈액검사와 처방, 식이요법, 여행경비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크리스티는 “가장 좋은 친구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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