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행정소송도 모두 취하
삼성ㆍ한화ㆍ교보, 행보 주목
ING생명이 청구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ING생명은 이와 관련한 행정소송도 취하하기로 했다. 자살보험금 규모가 가장 큰 ING생명이 자살보험금 지급을 결정하면서 ‘빅3’ 생보사(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NG생명 측은 이날 “내부적으로 긴 논의를 거친 끝에 고객 신뢰 측면에서 회사가 책임을 다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ING생명에 따르면 청구된 자살 재해사망보험금은 총 574건, 837억원(이자 포함)이다. ING생명은 이중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127건, 153억원의 자살 재해사망보험금은 이미 지급한 바 있다.
ING생명은 재해사망 특별약관에 자살이 보험금 지급대상으로 포함됐던 2001년5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관련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에게 향후 자살 사고가 일어날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앞서 생명보험사들은 2000년대 초 사망보험을 판매하면서 재해사망 특별약관에 자살도 보험금 지급대상으로 포함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이 약관이 잘못됐다며 자살한 사람에 대한 보험금 2,465억원을 지급하지 않자 가입자들이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지난 5월 약관대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지급 소멸시효(자살시점 등으로부터 2년)가 지난 금액에 대해서는 지급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고, 금융감독원이 나서서 지난달 “소멸시효에 관계없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며 보험사들을 강하게 압박해왔다.
ING생명의 이날 결정으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한 보험사는 신한ㆍ메트라이프ㆍ하나ㆍDGB생명 등 5개로 늘었다. 흥국생명 역시 이번 주 중 자살보험금 지급 결정을 하겠다는 의사를 금감원에 밝혔다. 그러나 빅3를 포함한 8개 보험사는 아직 자살보험금 지급을 유보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소멸시효가 지난 건의 자살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법원 판단과 달리 움직일 경우 배임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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