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ㆍ볼티모어)의 방망이가 또 한번 불을 뿜었다.
김현수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홈경기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를 쳤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5번째 한 경기 3안타이자 10번째 멀티 히트(1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한 김현수는 시즌 타율을 3할4푼(103타수 35안타)으로 끌어올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직은 타수가 적어 타율은 의미 없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히려 적은 기회 속에서 ‘한국산 타격기계’의 진가는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김현수가 빠르게 미국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는 원동력은 탁월한 강속구 대처 능력이다. 이틀 만에 출전한 김현수는 토론토의 우완 선발 투수 마커스 스트로맨(25)을 상대로 1회부터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0-0이던 1회 무사 1루에서 스트로맨의 한복판에 몰린 빠른 볼(시속 148㎞)을 밀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1ㆍ2루 기회를 연결했다. 또 7-4로 리드한 4회 2사 1루에서도 깨끗한 우전안타로 다시 1루를 밟았는데 이번에도 바뀐 우완 투수 조 비아지니(26)의 초구 빠른 볼(시속 150㎞)을 잡아당겨 1ㆍ2루 사이를 뚫었다. 마지막 타석인 8회에는 토론토 우완 구원 투수 드루 스토런(29)의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싱커를 힘으로 끌어당겨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때렸다. 싱커였지만 웬만한 투수들의 직구와 맞먹는 구속 146㎞였다. 이날까지 김현수는 패스트볼 타율이 5할(50타수 25안타)로 25번 이상의 타격 결과를 낸 아메리칸리그 타자 가운데 1위다. 투수들이 유인구보다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시 빠른 볼에 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는 김현수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볼티모어는 홈런 2개 포함 19안타를 몰아쳐 11-6으로 승리, 3위 토론토와의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한편 추신수(34ㆍ텍사스)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원정경기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5-4로 역전승을 거둔 텍사스는 세인트루이스 원정 3연전을 모두 쓸어 담고 6연승을 달렸다. 세인트루이스가 패해 오승환(34ㆍ세인트루이스)은 등판하지 않아 추신수와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대호(34ㆍ시애틀)는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과 원정경기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애틀은 1-2로 역전패했다. 강정호(29ㆍ피츠버그)는 5-10으로 패한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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