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 파벨 체코프 역으로 얼굴을 알린 러시아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안톤 옐친이 19일(현지시간) 숨졌다. 향년 27세.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옐친은 이날 오전 1시10분께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자택 앞에서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경사가 가파른 자동차 진입로에 차를 세운 뒤 밖으로 나왔다가 뒤로 내려오던 자신의 차에 치인 뒤 벽돌 기둥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옐친이 차에서 내려 뒤편으로 간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은 “옐친이 공연 리허설에 오지 않아 그의 친구들이 집을 방문했을 때 숨진 옐친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고 발견 당시 옐친의 자동차는 시동이 걸린 채로 중립에 놓여있었다. 옐친은 록밴드 해머헤즈의 멤버로, 사고 당일 멤버들과 공연 합주를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타살로 보이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사고사에 무게를 두고 사건을 수사 중이다.
옛 소련의 피겨스케이트 선수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난 옐친은 여섯 살 때 미국으로 이주해 10대에 TV드라마 ‘이알’(ER) 등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영화 ‘알파독’(2006)과 ‘찰리 바틀렛’(2007)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영화 ‘스타트랙’ 시리즈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었다. 옐친은 최근 ‘스타트렉 비욘드’ 촬영을 마치고 8월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옐친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동료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스타트랙’ 시리즈에서 옐친과 함께 작업한 J. J. 에이브럼스 감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신은 훌륭하고 친절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었다”는 글을 남겨 고인을 추모했다. ‘스타트랙’ 속 스팍 역을 연기하는 배우 재커리 퀸토는 “개방적이고 지적으로 호기심이 많던 친구”라고, 본즈 역의 배우 칼 어번은 “믿을 수 없다”라는 말로 고인의 사망에 안타까움을 각각 표했다. 또 다른 동료 배우인 크리스 에번스는 옐친에 대해 “사려 깊고, 친절하고 재능이 있던 배우”라며 “내 기도가 그의 가족과 함께할 것”이라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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