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현 국회 윤리특별위원장 “국회의원증을 신분증명으로 대신”

20대 국회 전반기 윤리특별위원장을 맡은 백재현(64ㆍ경기 광명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의원 신분의 상징인 의원 배지의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백 위원장은 “배지가 국회의원의 권력과 예우를 상징하는 부정적 이미지로 바뀌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요구 받고 있다”며 “윤리의식은 물론 책임의식을 강화해 국회의 격을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3선인 백 위원장이 의원 배지를 없애려는 것은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다. 책임과 봉사의 상징이 되어야 할 국회의원 배지가 특권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그는 “의원 배지가 일본 제국의회를 벤치마킹 해 도입된 만큼 일제 잔재 청산의 의미도 크다”며 “많은 의원들이 공감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의원 배지는 1대 제헌의회 때 일제시대 제국의회 배지를 본떠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동안 10번 이상 디자인이 바뀌었고, 현재는 지름 1.6cm, 무게 6g에 금도금을 했다.
백 위원장은 배지의 대안으로는 이미 배포된 ‘20대 국회의원증’을 신분증명으로 대신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국회의원증이란 출입증이 지급돼 있어 국회출입에 배지가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위해선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야 해, 의원 설득과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백 위원장은 ‘국회의원 윤리실천법’ 제정 계획도 밝혔다. 이를 통해 지난 19대 국회에서 일어난 일탈 행위와 보좌진 임금 착취 등 의원들의 ‘갑질’ 행태를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18대 국회에서 ‘국회운영제도개선자문위’의 활동결과보고서를 통해 권고안이 제시됐고, 19대 국회에서 원혜영 의원 대표발의로 ‘국회의원 윤리 실천규칙안’, 이종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회의원 윤리실천특별법안’이 제출됐지만 모두 제도화에 이르지 못했다. 백 위원장은 “분산된 의원 윤리 관련 규정을 통합하고, 모호하고 추상적인 내용도 구체화해 ‘국회 윤리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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