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가방 날치기하려다 붙잡혀
특수강도강간 전과자… 범행 시인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던 30대 전과자가 달아난 지 하루 만에 대전에서 한 여성의 가방을 날치기 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고모(60ㆍ여)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강력범죄 전과자 김모(37)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6일 오후 1시45분쯤 고씨의 집에 들어가 4시간 반가량 머물다 빠져 나왔다. 이 사실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가 이때 범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수강도강간 전과자로 위치 추적 대상인 김씨는 추적 장치인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로 14~16일 수 차례 고씨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방문했고, 범행 의심 시점 이후인 17일 오후 9시35분쯤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 인근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났다.
김씨가 검거된 것은 하루 뒤인 18일 오후 8시30분쯤 대전에서다. 렌터카를 이용해 한 여성의 가방을 날치기 하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범행 의심 시점으로부터 이틀 넘게 지난 당시까지 경찰은 고씨가 피살된 사실을 몰랐다. 김씨 행적 추적을 위해 아파트를 탐문하던 중 주민 고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19일 오후 1시쯤 고씨 집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안방에서 숨져 있는 고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김씨가 고씨의 집을 드나드는 장면이 담긴 CCTV 등 유력한 증거를 확보하고 김씨를 추궁한 끝에 김씨로부터 범행 시인을 받아냈다. 김씨는 19일 오후 서울로 압송됐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 피해자 사망 시점, 우발 범행인지 계획된 범행인지, 피해자와 어떤 관계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고씨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 한편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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