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실패로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열강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힘에 따라 끝이 보이지 않는 장기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크게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중심으로 미러가 대결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아사드 정권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있는 곳은 러시아다. 2011년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생한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요구할 때마다 러시아는 “시리아 국내 문제에 대한 외부 개입을 반대한다”며 비토권을 행사했다. 러시아의 전략적 행동은 시리아를 중요 동맹국으로 만들어 중동지역에서의 미국에 영향력을 견제하는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시리아를 잃으면 고립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전 문제에서 정권교체 없는 개혁과 대화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 퇴진을 목표로 반군 지원에 치중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2011년 발표한 ‘신(新) 중동정책’을 통해 2010년 아랍의 봄에 의해 시작된 중동의 민주화와 자유화를 지원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미국은 시리아 내전 문제가 미국의 안보이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지상군 파병 등의 직접 개입은 피하고 있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부터 “내전 종식의 방법으로 시리아의 정권교체는 필요하나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은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 다만 미국은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이 중동지역에서 핵무기 등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해당 문제에서는 ‘레드라인’(한계선)을 정하고 적극적인 개입을 표명하고 있다.
이밖에 터키는 미국과 같이 시리아 반군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터키는 최근 이스탄불에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자유시리아군’ 지휘부 설립을 용인하기도 했다. 이는 아사드 정권의 쿠르드족 반군 진압이 분리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터키 내 쿠르드족의 군사행동을 촉발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같은 시아파인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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