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계가 지역 특성에 맞춘 제품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인도에서 ‘모기 쫓는 TV’를 출시했다. TV에 모기가 싫어하는 초음파 발생 장치를 탑재했다.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 등 질병에 대한 우려가 큰 점에 착안해 개발한 제품이다. 초음파는 사람에게 들리지 않기 때문에 TV 시청에 방해가 되진 않는다. 이 제품은 필리핀과 스리랑카 등 동남아 지역 국가에서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세탁기 중 판매 실적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는 ‘액티브워시’도 원래 인도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제품이었다. 삼성전자는 세탁기에 옷을 넣기 전 애벌 빨래를 하는 인도 주부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지난해 2월 전자동 세탁기 상단에 직접 손빨래를 하는 빨래판을 부착한 ‘액티브워시’를 출시했다. 이 세탁기는 출시 이후 1년2개월만에 전세계에서 200만대가 팔렸다.
동부대우전자는 중동에서 ‘이슬라믹 린스’ 기능을 추가한 세탁기를 판매하고 있다. 코란에 나오는 히잡 세탁법 규율을 그대로 적용해 얇고 부드러운 히잡이 망가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세탁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인도의 전통의상 바틱을 쉽게 세탁할 수 있는 ‘바틱케어 세탁기’와 전통음식 아얌고랭(소금 간을 한 닭튀김)을 만들 수 있는 ‘아얌고랭 오븐’을 출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아프리카의 불안정한 전력 사정을 고려해 정전이 되더라도 최장 90분간 시청할 수 있는 ‘배터리 TV 플러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역별 소비자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영국 인도 등 7개국에 ‘라이프스타일 연구소’를 두고 각국의 생활문화와 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에 파견된 직원들이 현지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해 본사에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본사는 이에 맞는 기술을 개발해 역제안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이런 맞춤형 제품은 앞으로 더욱 많이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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