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매머드급 변호인단 구성
로펌 ‘연합팀’ 중심에 김앤장
CJㆍ효성 등 변론도 도맡아
검찰ㆍ국세청 출신 대거 포진
기업수사에 ‘맞춤형 방어’

검찰 수사로 총수 위기를 겪는 재벌 기업들이 어김없이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찾는 경향이 롯데그룹 사태 등으로 새삼 부각되고 있다. 김앤장이 전방위 수사에 대비 태세를 효율적으로 갖출 수 있는 막강한 ‘맨 파워’를 갖춘 덕분에, 재벌 위기로부터 이득을 챙기는 셈이다.
19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김앤장은 신동빈 회장과 핵심 임원들이 사법처리될 위기에 처한 롯데그룹이 꾸린 초호화 변호인단의 중심에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 광장, 세종 등이 각 계열사들을 나눠 맡았지만 그룹의 심장인 정책본부와 신 회장을 맡은 김앤장이 전체 수사판을 읽으며 ‘연합팀’을 이끌 계획이다. 특수통으로 기업 형사사건 전문인 김앤장의 차동민(57) 전 서울고검장이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1,600억원대 횡령과 배임,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변론을 도맡았던 곳도 김앤장이었다. 당시 CJ도 롯데와 유사하게 이 회장과 관련된 핵심적 검찰 수사 대응은 김앤장이 주로 맡고, 재판 과정에서 광장이나 화우 등이 사안별로 보완 선임되는 식으로 변호인단을 꾸렸다. 하지만 CJ는 거액을 쓰고도 결국 지난해 12월 패닉에 빠졌다. 건강이 악화된 이 회장이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효성그룹도 조석래 회장의 횡령ㆍ배임ㆍ조세포탈 사건에 김앤장을 주축으로 태평양 등을 선임해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 하지만 조 회장은 올 1월 1심에서 1,300억원대 조세포탈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 받았고, 항소심 재판 중이다.
기업 관계자들과 변호사들은 판ㆍ검사뿐만 아니라 각 분야별 전관들이 두루 포진한 김앤장의 막강한 맨 파워를 재벌기업이 사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변호사 630여명인 김앤장에는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만 100여명이다. 여기에 국세청 고위 간부, 부처 장차관 출신 등을 엮은 거대한 네트워크로 세금 문제 등 기업수사 사안에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 내 법무팀 실무자로서도 업계 1위인 김앤장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이다. 검찰 수사를 받은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업계 1등 김앤장에게 맡겨야 나쁜 결과가 나왔을 때의 문책이 덜 부담되기 때문”이라고 실토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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