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사무총장 세울 의도”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권성동 사무총장을 전격 경질한 데 대해 이번엔 비박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비박계 비대위원들은 “권 사무총장을 해임하려면 비대위의 논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당무 복귀 이후 처음 주재할 20일 비대위 회의 역시 순탄치 않을 조짐이다.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은 19일 “명분도 논리도 없는 처사”라며 “비대위원장께서 비상상황을 추스르는 방향으로 가야지 더욱 악화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비대위원 역시 “비대위에서 민주적으로 의결한 일괄복당 승인과 관련해 특정인에게 책임을 물어 새 문제를 일으킬 때가 아니다”라며 “그보다 당의 안정과 혁신에 매진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비박 성향의 비대위원들은 “당헌ㆍ당규상 사무총장은 비대위의 의결을 거쳐 위원장이 임명하게 돼있으나, 해임 규정은 없다”며 “20일 비대위 회의에서 권 사무총장의 해임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는 견해다.
이번 사태를 거치며 김 위원장이 ‘친박계의 대변자’를 자처했다는 비판도 터져 나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친박계의 천거로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계파 청산을 하자고 들어오신 김 위원장이 계파 패권의 대변인이 되시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비박계에선 “비박계인 권 의원이 한시적이긴 하나 요직을 맡은 게 불편했는데, 이 참에 ‘친박계 사무총장’을 세우려는 의도”라며 “김 위원장이 친박계 대변자임이 증명됐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더구나 김 위원장이 후임 사무총장에 친박 색채가 강한 의원을 임명할 경우엔 비박계가 집단 반발해 계파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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