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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에도 불구, 은행에 10조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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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에도 불구, 은행에 10조원 몰렸다

입력
2016.06.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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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형은행에 돈이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지 일주일 만에 주요 대형은행의 수신액이 10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 은행에 목돈 맡기는 '파킹'만 강화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원화예수금 잔액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9일 973조6,249억원에서 5영업일 만인 16일 984조401억원으로 10조4,152억원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에 접어들었지만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은행에 목돈을 맡기는 '파킹' 현상만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자는 적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은행에 맡겨두는 것이다.

원화예수금은 원화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을 합한 액수를 말하며 은행 자금조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예금, 적금, 요구불예금 등 원화예수금의 주요 항목들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5대 대형은행의 정기예금은 이 기간 497조5,107억원에서 498조5,468억원으로 1조361억원 늘었다. 정기적금은 41조9,232억원에서 41조9,875억원으로 643억원 증가했다.

■ 요구불예금 올해 1분기 20.7조원↑

이 기간 특히 요구불예금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해 현금과 유사한 통화성이 있는 예금을 말한다. 금리가 연 0.1% 이하 수준으로 낮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이 기간 383조1,222억원에서 390조1,024억원으로 6조9,802억원 증가했다. 농협은행이 3조7,684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KEB하나(1조4,820억원), 우리(1조2,900억원), 신한은행(9,721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5,323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올해 1분기에만 20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1999년 이래 분기별 증가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평잔 기준)은 154조1,170억원으로 전분기(133조3,745억원)에 견줘 20조7,425억원이 늘었다. 특히 올해 1분기 증가액은 1999년 이래로 연간 최대 증가폭을 보인 작년 기록(20조620억원)조차 뛰어넘었다.

■ 가계·기업,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요구불예금이 늘어나는 건 고객인 가계와 기업 모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이후 증시가 1,800선에서 2,000대의 박스권에 갇혀있는 데다, 올해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도 작년보다 둔화하는 등 개인들이 투자할만한 곳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가계와 기업 모두 적극적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은행의 요구불예금만 늘고 있는 것이다.

요구불예금이 늘어나는 것은 은행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은행 수신 가운데 조달 원가가 낮아 은행의 핵심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요구불예금의 수신금리는 연 0.1%에 불과해 일반 예·적금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요구불예금을 금융기관에 빌려주는 단기성 자금인 콜론(Call loan) 등에 활용하면 은행들은 적어도 12배 이상의 예대마진을 낼 수 있다. 현재 콜금리는 연 1.21~1.23% 정도다. 다양한 후속 거래도 할 수 있다. 요구불예금의 상당액은 직장인 급여통장이나 기업 자금거래 통장이기 때문에 예·적금, 카드 등 다양한 파생거래가 가능하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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