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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으로 몰리는 재벌기업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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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으로 몰리는 재벌기업들…이유는?

입력
2016.06.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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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내 최대 법률회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검찰 수사로 총수가 사법처리 위기에 몰린 재벌기업들이 몰리고 있다. 롯데와 CJ, 효성 등 최근 총수가 사법처리됐거나 사법처리 위기에 처한 재벌기업들은 대개 3~4개의 대형 로펌들로 구성된 연합팀을 꾸리지만, 그 중심에는 늘 화려한 ‘전관 파워’를 자랑하는 김앤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과 핵심 임원들이 사법처리될 위기에 처한 롯데그룹은 최근 김앤장과 태평양, 광장, 세종 등으로 구성된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김앤장은 검찰 수사의 핵심 표적이자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와 신 회장 부자에 대한 변호를 맡는다.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인사청문회 하루 만에 ‘스폰서 의혹’으로 낙마했던 천성관(12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차동민(13기) 전 서울고검장이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이끌 것으로 전해졌다.

천 변호사는 지난해 롯데그룹 ‘형제의 난’ 때부터 롯데 관련 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해왔으며, 차 변호사는 서울지검 특수 2·3과장과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을 지낸 기업형사사건 전문가다.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한 지익상(19기) 전 고양지청장과 이준명(20기) 전 창원지검 차장검사 등도 롯데그룹 비자금 사건 변론에 가세했다. 태평양과 세종은 롯데쇼핑과 롯데홈쇼핑, 롯데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들을 나눠 맡고, 광장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 회사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이재현 회장이 구속기소됐던 CJ의 변론을 도맡았던 것도 김앤장이었다. CJ도 롯데와 유사하게 이 회장과 연관된 핵심적인 검찰 수사 대응은 김앤장이 주로 맡고, 재판이 진행될 때마다 사안별로 광장이나 화우 등 해당 분야에 강점이 있는 로펌을 그때그때 보완 배치하는 식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최근 총수인 조석래 회장이 탈세·횡령·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효성도 사건 초기에는 김앤장만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가 이후 태평양을 추가 선임했다. 재계 전문가들은 롯데나 CJ, 효성처럼 사주가 사법처리될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화려한 전관 변호사들을 보유한 김앤장을 ‘방패막이’로 활용할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 보통 시간당으로 비용이 청구돼 오너가 구속 위기에 처한 형사사건의 경우 연간 선임료가 100억원이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총수들을 겨냥한 검찰 수사나 형사 재판에서 ‘전관 파워’를 앞세운 김앤장이 독주하는 데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최고 로펌에 기댈 수밖에 없는 재벌들의 절박한 심리때문에 이런 관행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고 재계 전문가들은 전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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