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 분사, 구조조정에 반발
현대차와 공동행동 예고
내달 중순 돌입 파장 클 듯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쟁의발생을 결의,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향후 파업찬반투표를 거쳐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현대중공업은 2014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쟁의 사업장이 된다. 대규모 조선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파업 등 쟁의를 결의한 상태라‘조선 빅3’가 모두 파업체제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7일 오후 울산조선소에서 대의원회의를 열어 “사측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 불성실하게 임했다”며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르면 다음주 중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내는 동시에 조합원 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원 과반수 이상 찬성을 얻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및 행정지도 명령, 10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이번 쟁의결의의 실질적인 배경은 설비지원 사업부 분사와 그에 따른 구조조정 반대라는 것이 노동계 안팎의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2,00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았으며, 향후 1,000명의 직원을 분사ㆍ외주화해 인건비만 7,000억원 이상 줄이는 자구계획안을 수립한 상태다.
실제 파업이 결정되려면 몇 단계 절차가 남아 있지만, 현대중공업 노조의 3년 연속 파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양정열 고용노동부 노사관계 지원과장은 “사측이 분사 직원들의 고용과 소득을 15년간 보장하는 내용 등을 문건에 담아 조합원들에게 돌렸음에도 노동자들이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어 (노사 협상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5일 ‘강제 구조조정 저지, 분사와 아웃소싱 결사반대’ 등을 주장하는 중앙집회를 열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역대 중앙집회 중 가장 많은 인원인 6,000여명이 참석하는 등 조합원들 역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7월 중순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파업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노조가 26년만에 공동파업을 예고하는 등 지난 2년간 진행된 부분파업에 비해 더욱 강도높게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파업 준비를 마친 상태다. 대우조선 노조는 2019년까지 노동자 3,000여명을 감축할 예정인 사측 자구계획안에 반대하며 13일과 14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해 조합원 85%의 찬성을 얻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역시 15일 사측이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 등 자구 계획안을 발표하자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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