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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회장 잔혹사’ 또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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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회장 잔혹사’ 또 쓰나

입력
2016.06.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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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병원 회장 자택 압수수색

부정선거 단서 포착… 내주 소환

“호남 출신 겨냥한 수사” 주장도

김병원(63) 농협중앙회장이 올해 1월 치러진 회장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한 단서를 검찰이 포착하고 17일 그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 수사로 김 회장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1980년대 후반 이후 조합장 선거로 선출된 민선 회장 5명 가운데 4명이 사법처리를 당하게 된다.

농협중앙회장 부정선거운동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이날 김 회장의 사무실과 주거지, 김 회장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인사들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 해서 선거운동 관련 서류와 개인 다이어리, 컴퓨터 파일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선거운동과 관련한 증거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12일 농협 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김 회장은 2위를 기록했으나, 당시 3위를 기록했던 최덕규(구속) 후보 측이 벌인 불법 선거운동에 힘입어 결선투표에서 당선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후보의 자택 압수수색에서 김 회장과의 연대를 암시하는 메모를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선거 20여일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회장의 지지율이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여론조사업체 T사를 지난 13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뒤 공소시효가 완료되는 내달 12일 이전에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 안팎에선 호남 출신인 김 회장을 겨냥해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어 최종 수사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이 기소될 경우 1988년 이후 농협 민선 농협 회장 5명 가운데 최원병(4대) 전 회장을 제외한 4명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민선 초대 회장인 한호선(88년 3월~94년 3월)씨와 2대 회장인 원철희(94년 3월~99년 3월)씨는 수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 됐다. 정대근(99년 3월~2007년 11월) 3대 회장도 양재동 하나로마트 부지 매각과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구속을 면치 못했다. 사법처리를 피하긴 했지만 최 전 회장도 각종 비리 의혹으로 지난해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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