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겨냥 ‘도둑’ 비방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과의 3ㆍ4위전에서 월드컵 역사상 최단 시간 골이라는 치욕을 한국에 안겨줬던 터키 축구팀 스타 공격수 하칸 슈퀴르가 투옥될 위기에 직면했다.
AFP에 따르면 터키 이스탄불 법원은 이날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된 슈퀴르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슈퀴르는 지난해 2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겨냥해 ‘도둑’이라고 비방하는 글을 올려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됐다. 슈퀴르는 해당 글에서 에르도안 직접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퀴르는 터키 검찰의 수사 도중 미국으로 떠난 후 터키로 귀국하지 않고 있어 이날 이스탄불 법정에 서지는 않았다. 슈퀴르는 자신의 미국 체류에 대해 “어학공부와 축구교실 개설을 위한 단기 체류”라고 해명했지만 터키 검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터키에서 대통령 모욕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4년형에 처한다.
슈퀴르는 1987년부터 2007년까지 축구 선수로 뛰면서 112회 국가대항 경기에 출장해 51골을 기록했다. 특히 2002년 월드컵 3ㆍ4위전에서 한국대표팀 홍명보한테서 볼을 빼앗아 경기 시작 11초 만에 골을 넣은 첫 골은 월드컵 역사상 역대 최단시간 골로 기록됐다.
슈퀴르는 선수 생활을 마감한 후 2011년 집권 정의개발당(AKP) 소속으로 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으나, 2013년 터키 정치권을 뒤흔든 대규모 부패 스캔들 수사 와중에 사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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