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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스의 비극, 브렉시트 진영 탓” 부동층, 잔류파로 응집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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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스의 비극, 브렉시트 진영 탓” 부동층, 잔류파로 응집 가능성

입력
2016.06.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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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쇼크

찬반 진영 유세전 중단하고 애도

“국민투표 연기 가능성” 전망도

용의자 “英 우선” 외쳤다는 보도에

인종혐오ㆍ反이민에 반감 증폭

탈퇴-잔류 박빙 속 파장 촉각

이베트 쿠퍼(가운데)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이 살해당한 조 콕스 의원을 추모하는 철야기도가 열린 버스톨 성베드로교회에서 한 신부와 포옹하고 있다. 버스톨(영국)=로이터 연합뉴스
이베트 쿠퍼(가운데)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이 살해당한 조 콕스 의원을 추모하는 철야기도가 열린 버스톨 성베드로교회에서 한 신부와 포옹하고 있다. 버스톨(영국)=로이터 연합뉴스

조 콕스(42)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의 피살 사건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ㆍBrexit)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백주 대낮에 당한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영국 전체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탈퇴파와 잔류파 양 진영은 유세 활동을 멈추고 고인을 애도했다. 23일로 예정된 투표 자체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 가운데 콕스 의원에 대한 동정론과 브렉시트 진영 비판론이 확산되면서 부동층이 EU 잔류 방향으로 선회할지 주목된다.

투표일이 임박해 거칠게 달아오르던 양 진영의 국민투표 유세전은 콕스 의원의 사망 소식으로 일순간 멈췄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16일 이베리아반도 남쪽 지브롤터 방문을 취소했다. 만약 방문했다면 영국 총리가 48년 만에 지브롤터를 방문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터였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런던시장 관저 ‘맨션하우스’의 연례 저녁만찬에서 당초 예정했던 브렉시트 비판 연설 대신 “오늘의 공격은 영국과 영국이 수호하는 위대한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는 취지의 짧은 성명을 발표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노동당과 그 가족들은 물론 나라 전체가 조 콕스의 잔혹한 피살 소식에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며 주말 내내 모든 유세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국민투표 탈퇴 진영 역시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측근들과 논의한 끝에 유세활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콕스 의원의 사망으로 시장 안팎에서는 23일로 예정된 투표 자체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돌아 주가가 반등하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탈퇴 측이 대체로 우위에 서는 분위기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여론조사업체 ICM이 1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는 탈퇴가 45%로 잔류(42%)를 미세하게 앞섰다. 그러나 양측의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아직까지 남아 있는 13%가량의 부동층이 열렬한 잔류 진영 운동가였던 콕스 의원의 사망을 계기로 잔류파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브렉시트 진영에 콕스 의원의 피살로 귀결된 ‘증오를 일으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용의자인 토머스 메이어가 공격 당시 “영국 우선”을 외쳤다는 목격자 증언이 보도되자 영국 언론들은 브렉시트 진영이 인종혐오와 반이민 정서에 호소해 선거운동을 벌여 왔음을 지적했다.

마침 사건이 발생한 16일 오전에는 극우 성향 나이절 패러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가 인종혐오를 자극하는 브렉시트 홍보 포스터를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이 포스터는 2015년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국경을 지나는 이민행렬 사진을 사용하면서 원본 사진에서 백인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 칼럼니스트 알렉스 매시는 주간지 ‘스펙테이터’ 기고에 “범인이 정신병을 앓았다고 하지만 어떤 광인이라도 사회 분위기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라며 “증오를 부추긴 이들이 그 분노를 행동으로 옮긴 자들의 행동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보수 성향 잡지인 스펙테이터는 앞서 브렉시트 지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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