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도철)가 비상 시 사고 위험이 있다고 지적돼 온 지하철 스크린도어(승강장 안전문) 광고판을 철거하고 개폐식 비상문을 설치한다.
도철은 8월말까지 82개역 스크린도어에 붙어 있는 고정형 광고판 1,093개를 떼어낸다고 17일 밝혔다.
스크린도어는 출입문과, 출입문 사이의 안전보호벽(비상문)으로 구성돼 있다. 비상문은 승객의 철로 추락을 방지하는 역할과 열차 화재 등 비상 시 내부에서 열고 탈출할 수 있는 통로로 쓰인다. 따라서 비상문 위치에 설치된 고정형 광고판 때문에 비상문이 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도철은 지난 4월 세운 ‘승장장 안전문 안전보호벽 개선계획’에 따라 지하철 5~8호선 전체 145개역 3,180개 광고판 중 34%를 철거하기로 했다. 17일 오전 5호선 군자역 광고판을 철거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중 7호선 청담역까지 2개역, 7월에는 5호선 김포공항역 등 39개역, 8월은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등 41개역에서 작업을 한다. 5년 마다 광고계약을 갱신할 때 철거할 분량을 빼고 계약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모두 떼어낼 계획이다. 다음 광고계약은 2021년이다. 광고판 철거로 줄어든 부대 수익은 시범 운영 중인 음성광고 등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도철은 또 내년부터 보호벽을 일부만 개폐가 가능한 고정식에서 전체를 수동으로 열 수 있는 개폐식 비상문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본격화한다. 올해는 지난 4월 시범사업으로 5호선 양평역의 광고판을 철거하고 비상문을 고정식에서 개폐식으로 교체했다. 청담역에도 광고판 철거 후 개폐식 비상문을 설치한다. 도철은 5∼8호선 비상문 9,797개를 모두 개폐식으로 교체하는 게 목표다. 우선 광고가 없는 곳을 선정해 2020년까지 6,215개(63%)를 개폐식 비상문으로 바꿀 계획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도철은 광고판 철거에 210억원, 비상문을 고정식에서 개폐식으로 바꾸는 데는 245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김태호 도철 사장은 “비상 시 승객들이 신속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해서 지하철 안전에 관한 시민 우려를 줄여가겠다”며 “도철 재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 지원을 검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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