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17일 오전 김병원(63) 현 회장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했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있었던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나오도록 개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전국 농협 대의원 290명을 대상으로 ‘후보 적합도’ 설문 조사를 실시했던 여론조사업체인 T사를 지난 13일 압수수색 했다. 당시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는 김 회장이 3위에 그쳤지만 T사의 여론조사에서만 2,3위 후보를 큰 격차로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검찰은 T사가 김 회장에 대한 지지답변을 유도하거나 조사결과를 왜곡하는 과정에 김 회장이 개입했는지 수사해왔다.
올해 1월 12일 농협 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던 김 회장은 당시 최덕규(구속) 후보가 벌인 불법선거운동에 힘입어 결선 투표에서 당선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후보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두 사람간의 부적절한 연대를 암시하는 메모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는 선거운동이 금지된 투표 당일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해 낙선하자 대의원들에게 김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발송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결선 투표 직전 두 사람이 함께 손을 잡고 투표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부분도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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