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노령연금과 숨진 배우자가 남긴 유족연금을 같이 받는 국민연금 중복수급자들은 올 연말부터 지금보다 더 많은 연금액을 받는다.
17일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현재 20%로 묶여 있는 ‘유족연금 중복지급률’이 12월부터 10%포인트 상향 조정돼 30%로 오른다. 이에 따라 중복수급자 약 4만9,000명은 월평균 약 2만6,000원이 오른 연금을 추가로 받는다.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에 가입해 노후에 두 사람 모두 각자의 노령연금을 받던 중 한 사람이 먼저 사망하면 뒤에 남은 사람은 자신의 노령연금과 숨진 배우자가 남긴 유족연금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 이른바 국민연금의 ‘중복급여 조정규정’ 때문이다. 즉, 자신의 노령연금보다 유족연금이 많으면 유족연금을 고르면 된다. 그렇지만 유족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만 받고 자신의 노령연금은 받지 못한다.
자신의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노령연금에다 현재는 유족연금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수급권이 동시에 발생한 수급자의 중복급여를 조정하는 것을 두고서는 논란이 많다.
일부 연금전문가는 지금처럼 자신의 노령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의 20%(12월부터 30%)를 더 주듯이, 유족연금을 택하더라도 유족연금만 줄 게 아니라 노령연금의 20%(혹은 30%)를 더 얹어주는 식으로 중복급여 조정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연금 중복지급률을 현행 20%에서 올해 말 30%로 올리는 데 그치지 말고 50%까지 상향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중복급여 조정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과는 달리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다른 선진국 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국내 다른 공적연금은 이런 중복급여 조정을 하지 않는다. 대신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급여 한계 금액을 설정해 놓고 있을 뿐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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