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부품 계열사 LG이노텍이 노동조합을 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생산직 현장 직원에게 적용해 온 호봉제를 전면 폐지한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등 광학솔루션, 기판소재,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생산한다.
LG이노텍은 16일 생산직 근로자 4,332명 전원(전체 직원의 52%)을 대상으로 연공 중심의 호봉제를 폐지하는 대신 사무ㆍ기술직에만 적용했던 성과ㆍ역량 기반의 인사제도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생산직은 매년 임금 단체협약에서 정한 임금 인상률을 일괄적으로 적용 받았지만 앞으로는 성과가 좋은 직원일수록 임금 상승폭이 크고, 성과급(인센티브)도 많이 받게 된다. 또 능력 있는 직원이 승진도 빨리 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특히 생산성을 높인 직원에게는 수시 인센티브로 즉시 보상을 하기로 했다. 또 직원들의 단합이 중요한 업무 특성을 고려해 평가 상위 10% 이내에 든 조직에게는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이에 따라 성과 우수자의 경우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적용받고, 추가 인센티브를 받아 연봉의 최대 30%까지 더 받을 수 있다는 게 LG이노텍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생산직 현장 사원이 업무능력에 따라 조기 진급하는 발탁진급제도 대기업 최초로 신설했다.
LG이노텍이 이처럼 인사제도를 손질한 이유는 정보기술(IT) 업계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면서 부품 업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호봉제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G이노텍 측은 “최근 생산현장은 빠른 업무 적응력과 전문 직무역량이 필요하다”며 “성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면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가능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측과 노동조합은 2년 여간 긴밀한 협의와 검토를 거쳐 세부기준까지 최종 합의를 이뤘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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