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상임위원회 배정 문제를 놓고 당사자인 정의당은 물론 원내 1, 2당인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국회의장 등이 엇갈리는 대안을 내놓으며 해법 찾기가 꼬여가고 있다.
정의당은 16일 언론개혁 전문가인 추 의원이 당초 희망했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정된 상황을 풀기 위해 ‘심상정 안’과 ‘노회찬 안’의 두 가지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추 의원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이날까지 3일째 항의 농성 중이다.
정의당에 따르면, 심 대표는 상임위 정수에 관한 국회규칙 개정을 통해 미방위 정수를 1명 늘리고, 외통위 정수를 1명 줄여 추 의원을 미방위로 옮기자는 의견을 냈다.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2014년 19대 국회 당시 심상정 대표가 환노위에서 제외됐다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추가 협상을 통해 환노위 정수를 1명 늘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회찬 원내대표는 원 구성이 끝난 상황이라 미방위에 속한 다른 당 의원과 외통위의 추 의원을 맞트레이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외통위 정수를 줄이고 환노위 정수를 늘리면 해결 가능하다”고 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당초 우리당 박완주 원내수석이 비교섭단체에 환노위의 2석을 배정하자고 며칠을 싸웠지만 새누리당이 반대했다”며 “지금이라도 새누리당이 동의하면 미방위의 윤종오 무소속 의원이 환노위로 가고 대신 추 의원이 미방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야당이 상임위 정수 추가 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 관계자는 “환노위 정수를 늘리기는 어렵고 더민주에 배정된 의석 1개를 정의당에 넘기면 될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게다가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알파고(구글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시켜도 (의원들이 원하는)인기 상임위 배치는 다 못한다”며 명쾌한 해결법이 없다고 밝혔다. 의장실 관계자는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가진 의원들이 수 십 명인데 정의당만 100% 만족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의당 측이 환노위 자리를 윤종오 의원에게 양보하는 대신 미방위 자리를 받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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