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림/사진=KLPGA 페이스북
[인천=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기부 천사 김해림(27ㆍ롯데)이 바람을 뚫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김해림은 1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ㆍ6,619야드)에서 개막한 KLPGA 기아자동차 제30회 한국 여자 오픈(총상금 10억원ㆍ우승 상금 2억5,000만원)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김해림은 올 시즌 KLPGA 신인인 김혜선2(19ㆍ골든블루)와 공동 선두를 형성했다. 1997년생인 김혜선2는 지난 4월 넥센 ·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거둔 29위가 최고 성적이다. 김혜선2는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낚은 무결점 활약을 펼쳤다.
이날은 까다롭게 세팅된 대회 코스와 함께 날씨가 변수로 떠올랐다. 햇볕이 내리쬐는 맑고 더운 날씨였지만 필드에는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불었다. 선수들은 티샷을 하기 전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을 체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 5월 8일 KLPGA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프로 데뷔 8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김해림은 10번홀(파5)에서 출발해 전반 1타를 줄인 뒤 후반에만 버디 3개를 몰아치는 뒷심을 발휘했다. 7번홀(파4)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8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첫날 3언더파로 라운딩을 마쳤다.
첫 우승 뒤 최근 3차례 대회에서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부진에 빠졌던 김해림은 "욕심과 의욕이 앞섰다"며 "샷이 잘 맞지 않으면 화가 났다. 두 번째 우승이 메이저대회라면 더할 나위 없다. 코스가 어려워 일단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 데 집중하겠다. 실수를 줄이자는 생각으로 차분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기부 천사로 유명한 김해림은 프로 데뷔 이후 매년 상금의 10%를 불우이웃 성금으로 내놓고 있고 약속대로 첫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박성현(23ㆍ넵스)은 주춤했다. 올해 4승을 올리며 남다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은 이날 300여명의 구름 갤러리들을 몰고 다니며 시원한 장타로 화답했지만 1오버파(버디 4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작성하며 일단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전반에 버디 1개를 잡는 동안 4타를 까먹었던 게 뼈아팠다.
경기 뒤 박성현은 "내 것만 하면 우승권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3라운드나 더 남았다. 느낌만 찾는다면 티샷은 금방 안정 찾을 것"이라고 반격을 예고했다.
이밖에 첫날 신인 김아림(21ㆍ하이트진로)의 플레이가 눈길을 끌었다. 16번홀까지 4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리다 17~18번홀 연속 보기로 조정민(22ㆍ문영그룹) 등 5명과 함께 공동 3위권(2언더파 70타)으로 밀려났다. 175cm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샷이 장기인 김아림은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256.75야드(약 235m)로 투어 4위에 올라있다. 김아림은 2013년 7월 입회해 2015년 드림 투어(2부 투어)에서 4승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았다.
인천=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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