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6일 20대 국회 개원 전후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개헌 논의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국회 내에 개헌특별위원회 대신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다른 문제와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개헌 논의에 줄곧 부정적인 청와대도 이날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재확인했다. 개헌 문제를 놓고 당청 간 의견 조율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범국민적 공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여의도만의 리그’로 하는 논의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며 “국민적 관심과 합의가 이뤄져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이 경제 살리기, 청년일자리 문제 등을 정치인이 해결하라고 하는 상황에서 개헌 논의가 여러 현안의 우선 의제로 자리 잡으면 국민적 동의와 추동력을 받을 수 있겠나”라며 “개인적으로 87년 체제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지만, 정치인 몇몇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는 과거의 예를 볼 때 필패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개헌은 블랙홀”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개헌 문제에 대해 “입장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또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해 개헌 문제를 선거구제 개편, 국회 특권 내려놓기 등과 함께 논의하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이와 함께 그는 원 구성 협상이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국가미래준비특위 ▦평창동계올림픽지원특위 ▦저출산대책특위 ▦비정규직차별철폐특위 등을 정치개혁특위와 함께 구성하는 방안을 조만간 야당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