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은 최근 해외에서 현지인에 의한 우리기업 상표 무단 선점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외에서 활동중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표 해외 무단 선점 주의 및 피해예방’을 당부하고 나섰다.
16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달까지 해외에서 타인에게 선점 당한 상표가 중국 등을 중심으로 1,000여개가 넘고, 피해 기업도 600여사에 이른다. 상표 무단 선점 행위는 화장품, 식품, 의류, 프랜차이즈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 협찬 기업들의 피해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해외에서 상표 무단 선점 행위는 종전에는 개인 브로커 등에 의한 것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기업적ㆍ전략적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법인형태의 자회사를 설립하여 무단 선점 활동을 은닉하고, 유사상표 및 다른 상품에 출원하는 등 행태를 보이고 있다. 또 현지 대리인을 고용하여 법률적 사항에 적극 대처하면서 우리기업이 향후 현지에서 출원 및 대응을 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무단 선점한 상표를 현지 상표거래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내국인도 해외에서의 상표 무단 선점 행위에 가세하는 등 앞으로 지속적인 우리 기업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특허청은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이 국내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도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상표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무단선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하려는 국가에 타인이 먼저 선점한 자사 상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한글 상표뿐만 아니라 영문, 진출국 현지어 상표까지 확보하고, 주력 상품과 관련된 서비스업까지 권리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해외에서 상표가 선점당한 경우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사전에 적극적으로 출원ㆍ등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무단 선점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중국 등과 상표분야 협력을 강화하여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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