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자주 혹은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위암 발병을 3.5배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수경ㆍ유근영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1983~2004년 모집한 일반인 1만8,863명을 대상으로 음주습관에 따른 위암 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1주일에 7회 이상 술을 마셨거나 31년 이상 장기간 음주한 사람은 모두 비음주자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1.5배 높았다.
특히 잦은 음주로 인한 위암 발생 위험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더 극명하게 확인됐다.
1주일에 7회 이상 술을 마시는 비감염자는 음주하지 않는 비감염자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3.5배 높았다.
한 자리에서 소주 1병이나 맥주 3병 이상의 과도한 음주를 하는 비감염자 역시 그렇지 않은 비감염자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3.3배 높았다.
위 점막에 서식하는 헬리코박터균은 위암을 발생시키는 주 원인으로 꼽힌다. 이 균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에게서 발생한 위암은 음주 등 다른 원인의 영향을 더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꺼번에 많은 술을 마시거나 자주 술을 마시는 한국의 음주문화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며 "음주는 조절 가능한 요인으로 과도한 음주를 피해 위암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암저널'(British Journal of Cancer)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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