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민진당 야마오 시오리 정조회장, 아베 정부 복지정책 비판
“보육원 부족 문제는 장시간노동을 규제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공공건설사업으로 선심쓸 게 아니라 어린이와 육아 등 사람에게, 일본의 미래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
일본 제1야당 민진당의 야마오 시오리(山尾志櫻里ㆍ41ㆍ여) 정조회장은 최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복지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올 3월 ‘보육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는 한 주부의 블로그 글을 국회에서 소개하며 아베 총리와 설전을 벌이는 바람에 보육원 대기아동 문제를 최대 이슈로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지난 7일 도쿄 나가타초(永田町) 중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나 보육문제와 참의원선거 구상을 들어봤다.
_한국도 예산공백으로 보육교사 월급이 중단되는가 하면 어린이집이 부족해 난리다. 일본은 어떤가.
“대기아동 문제가 20년 전부터 있었지만 제가 블로그 글을 아느냐고 총리에게 묻자 누가 쓴지도 모르지 않냐며 냉담한 반응을 보여 일본 사회가 분노로 들끓었다. 놀란 정부여당이 대책을 내놨지만 해결책이 될 수 없다.”
_야마오 의원과 민진당이 주장하는 대안은 뭔가.
“산업평균에 비해 11만엔가량 낮은 보육사 봉급을 우선 5만엔 인상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대기아동 계산방법을 복잡하게 해 숫자를 줄여 집계하고 있다. 제가 국회에서 질문했을 때 2만3,000명이란 답변이 나왔는데 실제로 조사해보니 보육원에 가고 싶지만 못 들어 가는 숫자가 그보다 6만명이 더 많았다.”
_대기아동을 모두 해소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드러나지 않는 대기아동들을 끄집어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야 대책이 나올 수 있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바꿔 장시간 노동을 줄여야 한다. 아이들에겐 보육원도 중요하지만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장시간노동을 규제하는 법을 제안하고 있다.”
_보육원 증설이나 처우개선도 재원이 한정돼 있는데 실현가능하나.
“유감이지만 우리 제안들을 아베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다. 집계에 잡히지 않는 숨겨진 대기아동들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보육사 급료 5만엔을 올리는게 아니라 6,000엔 올리는 것으로 막을 내리려 한다. 정부주도하에 공공건설공사에만 돈을 배분할게 아니라 어린이와 여성, 육아, 즉 사람에 돈을 써야 한다. 그게 일본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_노인 목소리가 큰 일본에선 아이들이 시끄럽다며 보육원 건립이 주민반대로 무산되곤 한다.
“인생선배인 노년세대에 예산배분이 치중돼 있다. 어린이나 젊은층에겐 혜택이 안간다. 장수시대가 됐으니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 투자해야 노년층도 안정된 사회에서 안심하고 살게 된다는 점을 잘 설명드리는 게 사회보장 성패의 관건이다.”
_7월10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 쟁점은 무엇인가.
“겉으로는 경제와 사회보장이다. 아베노믹스로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서민의 실질임금은 내려가 가계소비가 차가워진 상황이다. 숨겨진 선거이슈는 개헌이다. 아베 정권은 선거철만 되면 경제를 내세우고, 승리하면 안보문제나 헌법개정을 위한 작업에 몰두해왔다. 자민당이 3분의 2를 차지하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바꾸고 제약없는 집단적자위권을 발동하게 될 것이다. 이는 전후 71년간 헌법의 평화주의를 중요하게 생각해온 일본국민 대부분의 희망과 다른 것이다.”
_일본 정치인들은 소녀상이 철거돼야 위안부재단에 돈을 지원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자민당 일부 발언을 생각하기 보다 양국 정부가 합의한 내용을 서로 확실하게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 정치가들은 발언의 한계선을 지켜야 한다.”
_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에서 원폭투하를 사과했다고 보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피폭자들을 배려했다고 나는 받아들였다.”
_한국인위령비에도 가야 한다는 한국 내 여론이 있었다.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상황과 지금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핵없는 세계로 가기 위한 커다란 전진으로 모두 공감한다고 생각한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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