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등 전통 매체가 주목해야 할 것은 탐사보도 전문 온라인 매체다. 그런 매체들은 기사가 널리 읽힐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탐사보도 인력을 줄여야 하는 전통 매체는 온라인 탐사보도 전문 매체로부터 기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상호보완적이면서 경제적으로도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 교수이자 미디어학자인 마이클 셔드슨(70)은 15일 서울대 IBK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미국의 언론사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생존”이라며 그 대안 중 하나를 이렇게 제시했다. 21세기 뉴스 지형의 변화를 짚어낸 저서 ‘뉴스의 사회학’으로 국내 학계에도 잘 알려진 그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초청으로 내한해 이날 ‘지능정보시대의 도래와 저널리즘의 미래’라는 제목의 세미나에 참석했다. 셔드슨 교수는 ‘저널리즘의 과거가 저널리즘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도움을 줄까’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기존의 미디어 산업은 축소하고 있지만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세계를 대상으로 한 개인 및 소규모 미디어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미디어에게 돈이 되는 모델이 어떤 것일지 말하긴 어렵지만 미디어의 미래는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기조연설 후 만난 셔드슨 교수는 퓰리처상을 받은 최초의 온라인 언론사인 비영리 매체 ‘프로퍼블리카’와 환경문제 전문 탐사보도 매체 ‘인사이드 클라이밋’을 주목해야 할 언론사의 예로 들었다. 비용을 삭감하고 인력을 감축해야 하는 전통 매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대부분 비영리 조직인 이런 매체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뉴스를 스마트폰으로만 소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TV와 신문은 혹독한 위기를 맞고 있다. 셔드슨 교수는 “독자의 눈길을 끌 만한 기사를 쓰는 건 쉽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독자에게 중요한 기사를 읽도록 하는 것”이라며 “매체 환경의 변화 속도에 비해 언론사는 천천히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해야 할 언론의 공공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언론인은 자신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언론의 경제적, 기술적 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해도 늘 비판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건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저널리즘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견해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어차피 최종 결정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로봇이 전적으로 기사를 맡아서 쓰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저널리즘 분야에선 AI의 영향이 제한적일 듯하다”고 전망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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