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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에 놀아난 목포시

입력
2016.06.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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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 순천대와 공동 유치’없었던 일로

시가 단독 유치로 선회하자

시민ㆍ정치권 의사 묻지 않아 비난

전남 목포시청사 /2016-02-24(한국일보)
전남 목포시청사 /2016-02-24(한국일보)

전남 목포시가 최근 목포대 의과대 유치를 놓고 순천시와 순천대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던 정책을 단독 유치로 선회했다. 이는 20년 넘게 의과대 유치를 준비해왔던 시민과 정치권 등에 단 한차례의 상의도 없이 공동 유치를 추진했다가 비난이 일자 뒤늦게 철회한 것이다.

목포시와 목포대는 전북 남원의 서남대가 의과대 폐과를 포함하는 정상화 방안을 지난 7일 교육부에 제출하자 곧바로 의대 유치선언에 나섰다.

시는 지난 8일 박홍률 시장과 목포대 최일 총장 등이 목포시청에서 간담회를 갖고 목포대 의대 유치를 위해 지역사회가 힘과 지혜를 모으기로 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특히 전남 동부권 대학인 순천대도 의과대 유치에 나선 만큼 분열로 유치가 불발되지 않도록 공동전선 구축을 강조했다.

하지만 목포시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순천대와 협력이 아니라 목포대 단독 유치로 입장을 급선회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지역 기관단체장과 시민단체 등 시민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목포대 단독 유치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과 달랐다. 시는 목포대가 추진한‘의대 정원 분산유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공동 유치에 동의했다. 목포대 고석규 전 총장은 의과대 유치 100만인 서명 등을 통해 단독 유치를 펼쳤지만 지난 2014년 당선된 최 총장은 분산유치를 오래 전부터 희망했다. 유치 가능성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입장은 다르다. 의대유치가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질 경우 의과대 규모화나 의료인력 전문화에 장애가 될 공산이 크고 이는 대학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분산유치는 시민여론을 묻지 않은 점이 지적됐고, 정치권과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추진했다가 된서리를 맞은 셈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시가 목포대의 말 한마디에 놀아난 결과”라며“의과대 유치는 목포시민뿐만 아니라 영암 신안 무안 등 서부권 전체의 희망이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전북 정치권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아직 서남대 의과대가 폐지된 것도 아닌 상황이다”며“최 총장의 생각이 시민과 정치권의 생각인줄 알았는데 사실이 아니어서 급선회했다”고 해명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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