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정년퇴임을 앞둔 교수가 현직 마지막 작품전을 조용한 시골마을 작업장에서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점원(65ㆍ사진) 동국대 경주캠퍼스 미술학부 조각전공 교수의 얘기다. 그는 지난 4~12일 자신의 창작스튜디오이기도 한 경북 경주시 서면 천촌리 345 시골마을 작업장에서 700여 점이나 되는 자신의 평생의 역작들을 한자리에 선보였다. “모든 예술인들은 창작 모티브는 자연에서 얻어내는데, 그런 ‘자연’은 아직 덜 오염된 농촌에 가장 많다”며 “이제 전업작가의 길을 앞두고 작업장 주변 주민들과 지인들에게 신고식을 하고, 나아가 개인전이 마을 축제로 승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그의 작업장은 1995년 문을 닫은 아화초등학교 천촌분교장을 개조해 만든 곳이다. 폐교 6년쯤 지나 그의 눈에 띄었다. “우연히 지나다 발견했는데, 잡초가 무성하고 잡동사니로 어지러운 교실 3칸과 13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는 교적비를 보고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업장으로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전기 수도를 다시 끌어넣고, 전통문화체험학교라는 간판을 내걸고 하나 둘 조각작품을 완성시켜왔다. “전시회 전에 ‘싸구려’ 전시회가 될 수도 있다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700여 점이나 되는 작품을 어디에 들고 가서 하겠나. 결과적으로 반응이 대단했다. 이제 간판도 농촌미술마을로 바꾸고, 재능기부를 통해 뭔가 지역사회에 기여할 계획이다.”
현재 작업실을 농촌미술마을로 제대로 꾸미게 되면 경주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동국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34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4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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